
22일 인공지능(AI) 기본법 시행이 예정된 가운데 AI 표시 의무에 업계 의견이 수용됐다. AI로 생성한 영상·이미지에 1회 이상 고지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AI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결정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국내외 AI 기술·서비스 기업과 각각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방침을 공유했다. 오는 22일 AI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AI 투명성 의무 관련 산업계 혼선을 줄이기 위한 사전 안내다. 업계는 그간 현장에서 예측과 대비 가능한 법·제도 확정을 요구해왔다.
특히 AI기본법상 사람이 AI 생성물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표시 의무에 업계는 표시 대상과 범위 등의 구체화를 주문했다. 웹툰이나 숏폼(짧은 영상) 등 콘텐츠의 경우 전체 분량에 워터마크를 표기해야 하면 기업에는 부담, 콘텐츠 사용자에는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제약이 생긴다는 입장이었다.
과기정통부는 AI 생성 영상 등 전반에 워터마크 등 표시 의무 적용을 검토했으나 규제에 대한 업계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확실한 고지'로 방향을 선회했다. AI기본법이 규제가 아닌 진흥 목적의 법이라는 점을 고려, AI로 생성한 제작물임을 콘텐츠 사용 전후 등 1회 이상 안내 하도록 했다. 사용자가 명확히 AI 저작물이라는 점을 인지,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는 데 혼선이 없도록 최소한의 의무 적용이다.
정부는 투명성뿐만 아니라 고영향 AI 사업자 의무와 안전성 등 규제 역시 합리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고영향 AI 의무는 AI기본법에 명시된 에너지 생산, 먹는 물 공급 등 생명·신체·기본권에 직결되는 10개 분야에만 우선 적용하기로 시행령을 정비했다.
안전성 규제는 미국 등 해외 규제 상황을 고려, 10의 26제곱 플롭스 이상 학습 연산량을 가진 AI 모델에 한해 적용된다. 현재 오픈AI의 'GPT-5' 이상, 구글의 '제미나이3' 이상 모델 정도가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포함해 국내 AI 모델은 당장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부담을 덜었다.
아울러 과도한 부담 중 하나로 지목된 법상 사실조사는 인명사고, 인권 훼손, 국가적 피해를 초래한 때 예외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과태료 부과는 최소 1년 이상 유예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기정통부의 규제 최소화 방침을 환영한다”면서도 “AI기본법 시행 직전인데 고시나 투명성·안전성 등 규제 관련 가이드라인 공개가 이뤄지지 않아 법·제도를 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AI기본법 규제 관련 일정 기간 계도기간을 부여해 안정적인 제도 정착을 유도할 것”이라며 “법 시행 이후에도 필요하면 개선을 지속 논의할 계획이고, 시민사회가 우려하는 AI에 따른 문제는 향후 발생 소지가 확인되면 의무 확대나 규제 강화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