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정밀지도 반출 앞두고 의견수렴…업계 “사후관리 없인 위험”

원(ONE)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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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의 고정밀지도 반출 판단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정부가 국내외 주요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잇따라 의견 수렴에 나서고 있다.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고정밀지도 반출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사후관리 대책을 설계하지 않으면 안보상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업계 지적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주 네이버, 카카오, 티맵모빌리티 등 복수의 국내 업체들과 고정밀지도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축척 1대5000 고정밀지도 반출에 대한 실무적인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주 고정밀지도 반출을 신청한 구글, 애플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구글과 애플은 아직 정부에 보완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구글이 한국의 안보시설 가림 처리 등에 대해 수용 의사를 밝혔음에도 지도 반출 여부 결정을 보류한 바 있다. 관련 내용을 포함한 보완 신청서를 추가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애플의 경우 신청서 보완 제출을 위해 처리 기한을 연장했다.

이번 회의는 다음 달부터 시작될 예정인 구글, 애플의 고정밀지도 반출 판단을 앞두고 주요 기업 의견을 수렴 차원이다. 정부는 구글과 애플의 고정밀지도 반출 신청에 대해 각각 내달 5일까지, 오는 3월 3일까지 결정해야 한다.

업계는 정부가 구글의 고정밀지도 반출 요청에 대해 이번에도 유보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반면에 애플의 고정밀지도 반출 요청에 대해서는 조건부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애플은 구글과 달리 국내에 서버를 두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도 반출의 핵심은 안보 문제”라면서도 “구글과 애플은 조건이 다르다. 애플은 국내 서버가 있고 구글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고정밀지도를 비관세장벽으로 보고 해소를 요구하는 것도 한국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고정밀지도를 실제 반출하면 데이터 관리를 위해 사후 관리 대책을 분명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매년 엄격한 보안 관리 심사를 받지만, 해외 기업은 데이터가 해외 서버로 유출되면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고정밀지도 반출 시 해외 기업들이 보안 지침을 따르도록 엄격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토교통부의 '공개제한 공간정보 보안심사 길라잡이'에 따르면 고정밀지도 데이터를 반출할 시 기본적으로 전용 단말기를 지정하고, 네트워크를 분리한 상태에서 접근하는 등 원칙을 따라야 한다. 데이터 가공 이후에도 매년 정기적인 보안 심사와 2년 주기 갱신 심사 등 후속 보안 절차를 받아야 한다.

규정을 더 정밀하게 적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최진무 경희대 지리학과 교수는 “현행 공간정보관리법에서는 '스케일(축척)' 기반으로 고정밀지도 반출에 대한 국토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다양한 지형 단위로 세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