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인공지능(AI) 학습 인프라를 도시 단위로 구축한다. 실도로 실증을 통해 주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AI 학습과 재검증을 반복해 기술 고도화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광주광역시 전역이 이 같은 자율주행 실증 인프라의 첫 적용 대상이 된다.
21일 국토교통부는 자율주행 기술개발 로드맵과 연계한 '자율주행 실증도시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광주 전역을 도시 단위 실증공간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민간이 단독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데이터와 AI 학습 인프라를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자율주행 실증을 단발성 시험이 아닌, 실증-데이터 축적-AI 학습-기술 고도화-재실증으로 이어지는 반복 구조로 설계했다. 복잡한 교통과 인프라 환경에서 발생하는 예외·복잡 상황(Edge case) 데이터가 자율주행 AI 학습의 핵심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광주 전역을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하고 신시가지·외곽에서 시작해 구시가지·도심으로 단계적으로 실증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실증과 기술개발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규제는 도시 전역에 규제특례를 부여하는 자율주행 샌드박스 방식으로 완화한다. 원본 영상 활용, 스쿨존 등 실증구역 설정, 원격관제·제어·지원, 무인차 안전기준 등이 특례 대상에 포함된다.
기술개발 기반을 먼저 갖추기 위해 자율주행 전용차량도 제공한다. 그동안 자율주행 기업들은 완성차를 역설계해 시스템을 탑재해왔지만, 차량 정밀제어가 제한되고 시스템 안정성 확보에도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자율주행 시스템 탑재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과 차량 제어 기능에 접근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할 방침이다.
전용차량에는 센서와 데이터 구성 표준을 적용해 참여 기업 간 데이터 상호호환성을 확보한다. 차량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수집·전처리 파이프라인을 통해 관리되며, 대규모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된다.
실증도시 운영과 함께 자율주행 AI 학습센터 조성도 추진한다. 주행 데이터를 수집해 학습·검증·재배포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설계하고, GPU와 가상환경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AI 모델 학습을 지원한다. 디지털트윈과 합성데이터를 결합한 가상 시험환경을 구축해 실도로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데이터 공백을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광주 국가 AI 데이터센터와 연계해 자율주행 AI 학습을 지원한다. 엔드투엔드(E2E) AI 학습을 위한 전용 GPU(H100) 200장을 지원한다. 또 국가 프로젝트 물량으로 확보된 GPU(B200) 5000장 가운데 2000장 이상을 자율주행 분야에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실증 성과를 자율주행 안전기준과 인증 제도 개선으로 환류해 자율주행 AI 기술의 현장 적용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자율주행 경쟁력은 결국 데이터와 AI 학습 능력에 달려 있다”며 “도시 단위 실증을 통해 민간이 단독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AI 학습 인프라를 국가가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