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TCL이 일본 소니와 TV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함에 따라 프리미엄 TV를 비롯 글로벌 TV 시장의 판도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TCL이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합작사 설립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입지를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일본 소니그룹 산하 소니는 TV 사업 부문을 분리, TCL과 TV 합작사 설립을 공식화했다. 소니의 TV 등 홈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승계할 합작사 지분은 TCL이 51%, 소니가 49%다. 제품의 개발부터 제조, 판매, 고객 서비스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합작사가 총괄한다.
양 사는 3월 말까지 최종 계약을 위한 추가 협의를 지속할 계획으로, 신설 법인은 기존 소니 TV 브랜드인 '소니'나 '브라비아'를 사용할 예정이다.
TCL과 소니의 합작사 설립은 글로벌 TV 시장 공략을 위해 양 사가 각각의 강점을 결합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TCL은 소니 기술력과 브랜드를 발판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프리미엄 TV 시장 진입을, 소니는 중국의 생산·원가 경쟁력을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되살리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소니의 매출 기준 점유율은 15.7%로 삼성(53.1%), LG전자(26.1%)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본 TV 제조사 위상은 한국과 중국에 밀려 약화됐다.
앞서 2017년 일본 도시바 TV 브랜드 레그자는 중국 하이센스에 매각됐고, 샤프는 대만 폭스콘에 인수됐다. 파나소닉은 지난해 초 TV 사업 매각 검토에 나섰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해 3분기 TCL의 글로벌 TV 출하량과 매출 기준 점유율은 각각 14.3%(2위), 13.1%(3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매출 기준 점유율은 28.9%(1위), 15.2%(2위)다.
소니는 매출 기준 4.2% 점유율로 5위를 기록했지만, 2021년(9.5%·3위)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축소됐다. 출하량 기준(1.7%)으로도 상위 10위권 밖이다.
그럼에도 소니는 현재 글로벌에서 55·65·77형 OLED TV를 판매하며 LG전자·삼성전자에 이어 OLED TV 시장 3위(매출 기준 점유율 10.2%)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TCL이 소니 기술력과 브랜드를 이용해 OLED TV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할 경우에 삼성전자·LG전자 추격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하이센스의 도시바 인수가 시장에 영향을 크게 주지 않았던 것처럼, TCL과 소니의 협력이 의도대로 관철될 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