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없는 급식 시대…CJ프레시웨이, '키친리스'로 패러다임 바꾼다

CJ프레시웨이가 급식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승부수로 '키친리스(Kitchenless)'를 낙점했다. 조리 인력난과 비용 부담이 심화하는 가운데 주방 없이 급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조직과 전략을 전면 재정비하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는 이달 초 조직개편을 통해 키친리스전략팀, 키친리스PI(Process Innovation)팀, 이동급식사업부 등을 하나로 묶은 '키친리스사업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기존 사업부 단위에서 상위 개념인 '담당' 조직으로 격상했다.

이번 조직 개편에는 단순 실험적 사업이 아닌 중장기 성장 축으로 본격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 모델 개발부터 운영 고도화, 신규 서비스 발굴까지 전 과정을 전담 조직이 총괄하게 된다.

CJ프레시웨이 이동급식 서비스인 프레시밀온 서비스
CJ프레시웨이 이동급식 서비스인 프레시밀온 서비스

키친리스는 최종 소비자가 머무는 공간에 별도의 주방을 두지 않고도 급식과 유사한 푸드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이다. CJ프레시웨이가 운영 중인 이동급식 서비스 '프레시밀온'과 무인 간편식 테이크아웃 코너 '스낵픽'이 대표 사례다.

두 서비스 모두 거점에 있는 대규모 주방에서 조리하기 때문에 현장별 조리 인력이 필요 없다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거점 주방 가동률이 높아질수록 단위당 생산 원가가 낮아지는 규모의 경제 효과도 뚜렷하다.

과거 단체급식은 수백 명 이상 식수가 보장되는 대형 사업장 중심으로 운영됐다. 주방 설비 투자비와 최소 상주 인력 탓에 소규모 사업장은 진입 장벽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급식 시장은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와 강도 높은 조리 업무 기피 현상이 맞물려 심각한 조리 인력 구인난을 겪고 있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인건비와 원재료비는 전통적인 '현장 조리' 방식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AI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AI 이미지

하지만 키친리스 모델을 적용하면 주방 공간 확보가 어려운 소형 오피스, 아파트 단지의 조·중식 서비스, 중소형 병원 등 그간 급식 서비스의 사각지대였던 곳들이 새로운 고객군으로 편입해 수익을 높일 수 있다. 실제 지난해 1~3분기 CJ프레시웨이의 키친리스 사업 매출은 795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성장했다. 전체 누적 매출은 2조5421억원이다.

업계 전반에서도 이 같은 사업 모델 도입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등 주요 급식 기업도 모듈형 주방이나 반조리 식재료 배송을 확대하면서 '주방 간소화'에 힘을 쏟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이번 조직 승격을 기점으로 키친리스 사업의 표준 프로세스를 정립하면서 시장 주도권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지난해 APEC 정상회의 당시 세계 각국의 귀빈들에게 한국 전통 식재료로 만든 간편식을 '스낵픽'으로 선보이며 호평받았다”면서 “신규 고객 확보와 지속된 기술 개발로 키친리스 모델의 산업화를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