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21일 확인했다. 인공지능(AI) 등 전력 다소비 산업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신규 원전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수치로 확인됐다는 평가다.
21일 발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신규원전 건설 계획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7명가량이 신규 원전 추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규 원전 건설과 관련해 “필요한지, 안전한지, 또 국민의 뜻은 어떤지 열어 놓고 판단하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근 추세를 보면 엄청난 에너지 수요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를 언급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의뢰한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12~16일)과 리얼미터(14~16일)가 각각 전화면접조사와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총 3024명을 대상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인구 비례에 따른 표본 설계를 적용했다.
갤럽 조사에서 원전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9.5%에 달했고,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7.1%에 그쳤다. 원전 안전성에 대해서도 '안전하다'는 응답이 60.1%로 '위험하다'(34.2%)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전기본에 포함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에 대해 '추진돼야 한다'는 응답은 69.6%로, '중단돼야 한다'(22.5%)를 압도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신규 원전 추진 찬성은 61.9%, 반대는 30.8%로 집계됐다. 확대가 필요한 발전원으로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지만, 원자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82.0%가 동의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계획도 이미 확정돼 있는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정책을 마구 뒤집는 것은 정책의 안정성이나 지속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원전 문제에 대해선 “너무 정치 의제화돼 이념 전쟁처럼 인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필요하면 안전성 문제를 포함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정부는 원전 사후처리 비용을 13년 만에 현실화하며 방사성폐기물 관리기금 적립액을 연간 약 3000억원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원전 발전 단가는 ㎾h당 2~3원가량 상승하지만, 상승률은 3~5% 수준에 그쳐 타 발전원 대비 경제성이 유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후부는 두 차례에 걸친 정책토론회 결과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신규원전 추진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AI 시대 전력 수요 대응 필요성, 여론을 통한 사회적 정당성, 사후처리 비용 조정을 통한 책임성 확보가 맞물리면서, 지난 정부 11차 전기본에 명시됐던 신규 원전 2기 건설 계획이 현 정부의 12차 전기본에도 확정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