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석된 CO₂도 바로 '자원'으로”…켄텍, 포집·전환 일체형 전극 개발

CO₂를 선택적으로 잡아 전극 내부에서 바로 개미산으로 전환하는 도식도. 포집과 전환이 하나로 통합된 전극 구조를 보여준다.
CO₂를 선택적으로 잡아 전극 내부에서 바로 개미산으로 전환하는 도식도. 포집과 전환이 하나로 통합된 전극 구조를 보여준다.

별도의 포집 설비 없이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낮은 농도의 이산화탄소(CO₂)를 곧바로 유용한 산업 자원으로 바꾸는 기술이 개발됐다. 다른 기체와 섞여 있는 희석된 CO₂를 골라내 잡는 동시에 바로 개미산으로 전환하는 '일체형 전극 시스템'으로, 비용과 공정의 복잡함 때문에 더 뎠던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길 핵심 기술로 주목된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KENTECH·총장직무대행 박진호)는 최원용·오명환 에너지공학부 교수팀이 희석한 CO₂ 조건에서도 포집과 전환을 하나의 전극 구조 안에서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화학 전극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대기 중 CO₂는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는 CO₂는 질소와 산소 등 다른 기체들과 섞인 희석된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CO₂의 효율적 포집과 전환에는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최원용·오명환 교수팀은 CO₂ 포집과 전기화학적 전환이 하나의 전극 내부에서 연속적으로 일어나도록 전극 구조를 설계했다.

새로 개발한 전극은 CO₂를 선택적으로 포집하는 다공성 탄소층, CO₂를 개미산으로 전환하는 주석 산화물(SnO₂) 촉매층, 기체 확산과 전자 전달을 담당하는 탄소 종이층으로 구성된다. CO₂ 분리와 화학 전환이 하나의 전극 내부에서 연속적으로 일어나도록 설계했다. 개미산은 액체 형태로 저장과 취급이 비교적 용이한 물질로, CO₂를 보다 활용 가능한 화학물질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오명환 교수, 동라이 판 연구원, 최원용 교수(왼쪽부터).
오명환 교수, 동라이 판 연구원, 최원용 교수(왼쪽부터).

실험 결과 이 전극은 CO₂ 15%, 산소 8%, 질소 77%로 구성된 모사 배기가스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개미산을 생성했다. 약 400ppm 수준의 낮은 CO₂ 농도에서도 반응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실험과 함께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과 이론 계산을 병행해 전극 내부에서 CO₂와 산소의 이동과 흡착 거동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켄텍 에너지공학부 양재연 학생(학부 4년)이 핵심적인 분자동역학 계산을 수행했으며 학부 연구 참여로 성과를 도출했다.

이번 성과가 대규모 플랜트뿐 아니라 소규모 산업 시설이나 분산형 배출원에도 적용 가능한 탄소 저감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 배출가스와 같이 낮은 농도의 CO₂ 환경에서도 별도의 분리 공정 없이 전환 반응이 가능함을 보여준 성과다.

최원용 교수는 “이번 연구는 탄소 포집과 전환이 반드시 분리된 공정일 필요는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실제 배기가스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한 단순한 CO₂ 활용 경로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나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