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오전 분류·오후 배송' 단일 회전 구조에서 벗어나 하루 두 번 배송하는 '2회전 배송' 체계를 시범 운영한다. 물류 흐름을 조정해 잔류 물량을 최소화하고, 쿠팡을 비롯한 유통업계 속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히든카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오는 3월 2일부터 대전·곤지암 등 핵심 허브 터미널 두 곳을 대상으로 간선 차량 막차 출발 시간을 변경하는 시범 운영에 돌입한다. 물류 거점인 허브 터미널의 간선 차량 출발 시간을 조정해 오후 시간대에도 서브 터미널을 가동하는 게 핵심이다.
CJ대한통운이 테스트 대상 대리점에 전달한 안내문에 따르면 대전과 곤지암 허브의 간선 막차는 오후 1시에 출발해 각 지역 서브 터미널에 오후 3시 30분쯤 도착한다. 이번 테스트는 '매일오네(O-NE)' 서비스 지역 일부 대리점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평일 물류 운영 효율을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통상 택배 서브 터미널의 분류 작업은 오전 시간대에 집중된다. 이후 배송 기사들이 배송 물량을 싣고 터미널을 떠나면 다음 날 새벽까지 터미널이 비어있다.
시범 운영안에 따르면 현장 배송 기사들이 오전에 1차 배송을 마친 후 다시 터미널로 복귀하는 형태다. 해당 시간대에 도착한 배송물량을 하차·분류해 저녁 시간대 고객에게 전달하는 '2회전 배송'을 한다. 그동안 일부 물량 폭증기나 긴급 상황에서 비정기적으로 이뤄지던 2회전 배송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시험대로 해석된다.
CJ대한통운은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개선 사항을 기반으로 향후 도입 범위를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물류 흐름 재조정 과정에서 생기는 추가 운행비용은 자체 부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시범 운영은) 배송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고 탄력적으로 물량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대리점 연합회와 해당 서비스 모델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은 이번 조치를 통해 허브 터미널의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회전 배송으로 잔류 물량이 줄어들면 터미널 내 체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하차·분류·적재 과정이 보다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대전 허브에서 수도권 및 충청권으로 연결되는 간선 구간은 하루 물동량이 많기 때문에 뚜렷한 조정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 '악성 재고'가 될 수 있는 잔류 물량을 당일 주간에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류 병목 현상을 해소하는 동시에 고객 입장에서는 주문한 상품이 허브에 묶여 지연되는 사례를 줄일 수 있다. 이는 '매일오네' 같은 프리미엄 배송 상품 서비스 품질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허브 출발 시점이 당겨지면 상차 이전 단계인 집하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 대리점 단위에서 오전 집하 압박이 커질 수 있고, 이를 감당하기 위한 인력 운영 재배치가 필요하다.
배송 현장에서는 저녁 늦게까지 이어지는 '야간 배송'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CJ대한통운은 대리점 연합회와 협의해 초기 테스트 동안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