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금주 민생법안 우선 처리…野 “입법 독주 중단이 전제”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2026년 1월 임시국회 1차 본회의에서 2차 종합특검법안이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2026년 1월 임시국회 1차 본회의에서 2차 종합특검법안이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주 본회의에서 사법개혁 법안 대신 민생 법안을 우선 처리한다. 애초 법왜곡죄 도입과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 입법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에서 물러나, 여야 합의를 통한 민생법안 처리를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입법 독주' 중단을 전제로 협조하겠다는 조건을 내걸며 필리버스터 가능성까지 시사해, 협상 결과에 따라 본회의 파행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은 29일 본회의를 열어 여야 합의가 가능한 민생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만 175건에 이르는 상황에서 반도체 특별법과 간첩법 개정안 등 쟁점이 상대적으로 적고 시급성이 높은 법안을 우선 선별해 처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5일 법원조직법 개정안, 법왜곡죄 신설, 재판소원 도입 등 이른바 사법개혁 법안을 이달 마지막 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여야 대치가 장기화되며 입법 독주 비판이 거세지자, 이번 주 민생 법안 처리에 방점을 찍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의 반복된 반대로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민생이 시급한 만큼 이번 본회의에서 최대한 많은 민생 법안을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법개혁 법안을 당장 밀어붙이기보다는 민생 성과를 통해 명분을 쌓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민생 법안 처리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민주당의 태도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야 합의로 열리는 본회의에서 합의된 법안만 상정·처리할 경우에만 협조할 수 있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민주당이 민생 법안을 처리한 뒤 다시 본회의를 열어 사법개혁 법안을 강행하려 한다면, 이는 필리버스터를 피하기 위한 '우회 꼼수'라는 것이 국민의힘의 시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에 민생 법안만 처리하고 곧바로 사법·검찰개혁 법안을 밀어붙이려 한다면 협조하기 어렵다”며 “여당이 입법 독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민생 법안이라도 필리버스터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당은 민생 법안 처리 협상 과정에서 사법개혁 법안뿐 아니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을 두고도 충돌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이르면 설 연휴 이전에 관련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사법개혁 법안 역시 다음 달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른바 '쌍특검' 문제도 여야 대치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민주당은 통일교·신천지의 정치권 개입 의혹을 하나의 특검으로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통일교 게이트와 민주당 공천헌금 의혹을 각각 별도 특검으로 다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민생 법안에까지 필리버스터에 나설 경우 '필리버스터 제대로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개정안을 우선 상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필리버스터 요건과 절차를 제한해 의사진행을 원활히 하겠다는 취지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또 다른 입법 강행 수단으로 보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