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집앞 로봇 배달 왔어요”…농업AX, 지역별 생활·행정 전환 실험 착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충남 당진의 한 농촌 마을. 장을 보러 읍내로 나가기 어려운 어르신을 위해 이동장터 차량이 마을 입구에 멈춰 선다. 필요한 식료품은 미리 음성 주문으로 받아둔 상태다. 주문이 몰린 날에는 이동장터가 들르기 전 쌀이나 반찬처럼 무게가 있는 물품이 무인 보관함에 먼저 도착한다. 마을 안 좁은 골목은 소형 로봇이 오가며 주문한 물품을 나른다.

정부가 올해 지역별 여건에 맞춘 AX(인공지능 전환) 기술 개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농업·농촌 지역 맞춤형 AX 기술을 도입해 지자체 주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현안을 선별하고, 과학기술 기반의 해결 모델을 현장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중순까지 '농업·농촌 국민체감 AX 기술개발' 사업 공모를 진행한다. 이 사업은 올해 신규로 편성된 연구개발(R&D) 사업으로 국비와 지방비를 매칭해 3~5년간 추진한다. 사전 지자체 수요 신청을 통해 충남 당진과 전북 장수 제주, 경북 안동 등 지역이 참여 대상으로 선정됐다.

당진과 장수는 '농촌형 식품사막 해소'를 주제로 한 스마트 푸드서비스 AX 전환 과제를 공동으로 추진한다. 당진은 AI 기반 자동공급·배송 연계 시스템을 중심으로 식품공급 장치와 주문·관리 체계를 고도화한다. 음성 인식 주문 인터페이스와 디지털 주문 시스템을 통해 고령층과 디지털 취약계층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장수는 이미 운영 중인 이동장터와 스마트 경로당 무인점빵 체계를 AX로 고도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스마트 경로당에는 AI 음성 기반 선주문 시스템을 도입해 화상 기반 건강관리와 주문 기능을 연계한다. 무인점빵에는 지능형 재고관리와 디지털 외상장부를 적용하고 마을 단위 AI 자동 발주 체계를 구축한다. 이동장터에는 AI 기반 동적 경로 최적화 기술을 적용해 실시간 주문과 수요 변화에 따라 배송 경로를 조정한다.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은 마을매니저와 생활기술단이 태블릿을 활용해 대리 주문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연결한다.

제주는 농촌 생활환경 안전을 중심으로 AX에 나선다. AI와 센서를 활용해 농촌 생활환경 위험 요소를 자동으로 탐지하고 이상 상황 발생 시 행정·돌봄 서비스로 연계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사고 예방과 대응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생활 안전 중심 AX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안동은 농촌 폐기물과 순환자원 관리 문제를 AX로 풀어낸다. 로봇 기반 분리·자동화 기술과 지능형 관리 시스템을 결합해 농촌 폐기물 처리 전 과정을 효율화하는 과제를 추진한다. 인력 부담이 큰 농촌 환경관리 영역에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관리 체계를 도입해 현장 체감 효과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번 사업은 지자체 수요 신청을 바탕으로 지방비 매칭 의지를 확인하고 기존 정책과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을 고려해 설계됐다. 농식품부는 연구개발 성과가 기술 실증에 그치지 않고 생활과 행정 서비스 전환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연구개발 방향 자체를 현장에서 실제로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바꾸자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며 “과제를 선정할 때도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의견을 듣고 추진 과정에서도 체감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