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이 급락 이후에도 뚜렷한 반등 없이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인선과 맞물린 긴축 우려가 투자심리를 압박하면서, 전일 급락분을 전혀 만회하지 못한 채 저점 부근에서 거래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2일 오전 9시 40분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1억15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 장중 1억1200만원대까지 급락한 이후 소폭 반등 시도는 있었지만, 전일 대비 기준으로는 여전히 큰 폭의 하락 상태다. 지난달 말 1억2000만원 선에서 형성되던 가격대와 비교하면 낙폭이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다.
달러 기준 가격 역시 부진하다. 글로벌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같은 시각 비트코인은 7만78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 장중 한때 7만5000달러 선까지 밀린 이후에도 8만달러 회복에는 실패하며,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수준 부근에서 머물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의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의장 인선 이슈를 지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는 금리 인하 기조에는 일정 부분 공감해 왔지만, 과거 통화정책에서는 긴축 성향이 강한 '매파'로 분류된다. 특히 달러 가치 방어에 적극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기대했던 가상자산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분석이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최근 24시간 동안 8억 9000만달러(한화 약 2조 7442억원) 규모의 장기 포지션이 청산됐다고 밝혔다. 대부분은 가격 상승에 베팅한 롱(매수) 포지션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8만달러를 하회하자 자동 청산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급락 과정에서 자동 청산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낙폭이 확대된 전형적인 '디레버리징' 국면이다.
알트코인 역시 반등 없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더리움, 솔라나, 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이 전일 대비 하락률을 유지하며 동반 약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외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김치프리미엄은 1%대 초반 수준이다. 이는 국내 매수세가 상대적으로 버티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추세 전환을 기대할 만큼의 강한 유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자산 시장 심리를 나타내는 공포·탐욕 지수는 '극단적 공포' 구간에 머물러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 반등 시그널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메시지와 연준 인선 윤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변동성을 키우는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