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민 의원 “AI기본법, EU GDPR처럼 세계 선도할 기회”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전자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해민의원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전자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해민의원실

“인공지능(AI)기본법 규제가 사실상 유예되는 1년 동안 제도 운영과 적응 경험치를 쌓아야 합니다. 경험은 누구도 카피(copy)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AI 관련 규범을 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최근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 개인정보 규제인 일반정보보호규정(GDPR)을 시행했을 때 세계 각국이 부정적인 입장이었으나 결국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8년 GDPR 시행에 따라 EU 권역 내 개인정보가 포함된 사업을 영위하는 세계 각국 기업은 GDPR을 준수해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GDPR이 세계 개인정보 보호규범의 기준이 됐듯, AI기본법 시행을 우리나라가 글로벌 AI 규범 정립과 재편을 주도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다.

실현 가능한 발상이다. 오픈AI, 앤트로픽, 일레븐랩스 등 글로벌 AI 스타트업이 현재 한국법인을 설립했거나 할 예정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는 물론, 알리바바 클라우드 등 중국 AI기업도 진출해있다. 모두 예외없이 AI기본법을 준수해야 한다.

이 의원은 “AI기본법은 산업 진흥은 물론, 기술 발전 속도와 국내외 동향을 고려해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법”이라며 “2024년 12월 제정안 통과 직후 법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인데 급격한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 시행령 등에서 유연하게 운영하자는 게 제정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난 1년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계속 갈등이 발생한 것도 당연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당국과 기술 개발 사업자, 기술 사용 기업, 안전을 중시하는 시민사회 등 입장이 서로 팽팽하게 맞섰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1년 가까이 치열한 토론 끝에 마련된 시행령상 고영향·안전·투명성 규제는 최소한으로 작동되고 있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I기본법 제도개선 연구반'을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 기술·사회 변화상에 맞게 법제를 유연하게 운영하겠다는 것도 입법 취지와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전자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해민의원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전자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해민의원실

기술 진화 속도가 전례없이 빠른 만큼 유연한 법·제도 운영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빅테크의 AI 프론티어 모델 개발 주기는 초기 8~9개월 단위에서 2~3개월로 점차 짧아지고 있다. 인간의 개입 없는 AI 전용 커뮤니티 '몰트북' 등장과 같은 예기치 않은 사례도 지속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듯 급변하는 대내외 상황에서 법·제도를 운영하고 수용하는 경험치가 우리나라가 글로벌 AI 규범을 선도할 토대가 될 것이라는 게 이 의원 생각이다.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당부했다. 미국·중국과 대등한 경쟁력을 갖기 위해 반도체·가전·조선 등 우리나라가 확실히 앞서있는 영역부터 AX(AI 전환)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세계 시장에서 톱(top)을 찍을 수 있는 영역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제조와 맞닿아 있는 피지컬 AI, 산업별 특화 버티컬 AI 기술을 파고들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법·제도 지원도 약속했다. AI기본법상 고영향 AI 규제 부담을 줄이기 위한 법률 일부 개정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