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이 있는 환경에서도 5초 만에 지혈이 가능한 신개념 파우더형 생체접착제를 국내 연구팀이 개발했다.
경북대학교는 이창규 혁신신약학과 교수 연구팀이 수분이 있는 생체 환경에서도 5초 이내에 즉각적으로 반응해 출혈을 멈추고, 약물 전달과 암 치료까지 가능한 신개념 파우더형 생체접착제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생체직교 클릭 화학(Bioorthogonal Click Chemistry)'으로 불리는 이번 기술은 알부민(Albumin)과 젤라틴(Gelatin)을 결합한 다기능성 수분 감응형 생체접착 파우더다. 연구팀은 지혈제와 암 재발 방지용 치료 소재로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피브린(Fibrin)이나 시아노아크릴레이트(Cyanoacrylate) 기반 접착제는 혈액이나 체액이 존재하는 습윤 환경에서 접착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완전히 굳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긴급 지혈 상황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또 일부 소재는 독성이 있거나 유연성이 부족해 생체 조직에 사용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알부민, 젤라틴과 4-arm PEG-DBCO(특수 고분자 물질)가 혼합된 파우더 형태다. 건조 상태에서는 반응하지 않지만, 혈액 등 수분과 닿는 순간 5초 이내에 초고속 가교 반응이 일어나 견고한 젤 형태로 변한다.
특히 이 파우더는 단순 지혈 기능을 넘어선 다기능성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파우더에 근적외선 감응 물질(ICG)을 탑재해 수술 후 잔존 암세포에 레이저를 조사하면, 발생하는 열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광열치료(PTT) 효과를 입증했다. 아울러 소형 전자칩(RFID)을 장기 표면에 안정적으로 고정하는 실험에도 성공해 차세대 체내 이식형 기기 고정 소재로서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동물 실험 결과, 간 및 위장 출혈 모델에서 도포 즉시 강력한 지혈 효과를 보였으며 지혈 시간은 5초 미만으로 나타났다. 체내에서 2주 이내 자연 분해돼 별도의 제거 수술이 필요 없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창규 교수는 이번 원천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교내 창업기업인 '퀵덤(Quickderm)'을 설립했으며,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디딤돌 R&D)에 선정돼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창규 교수는 “수분 환경에서 접착력이 저하되는 기존 소재의 한계를 클릭 화학 원리로 해결했다. 지혈뿐 아니라 약물 전달, 전자소자 이식 등 다양한 의료 분야로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디딤돌 R&D), 교육부·한국연구재단의 4단계 BK21사업(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 대구 라이즈(RISE)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최근 헬스케어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즈(Advanced Healthcare Materials, IF=9.6)'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