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출산 과정 23시간 생중계한 인플루언서…“응급상황에도 광고” 비난 일어

아내의 출산 과정을 생중계한 인플루언서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SCMP 갈무리
아내의 출산 과정을 생중계한 인플루언서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SCMP 갈무리

팔로워 1200만 명이 넘는 중국인 인플루언서가 아내의 23시간 출산 과정을 촬영해 온라인에 공개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계정이 차단됐다.

23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폴 인 USA'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해당 인플루언서는 최근 아내의 출산 전 과정을 담은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는 아내가 장시간 진통을 겪는 모습은 물론, 3도 회음부 열상과 대량 산후 출혈로 응급 처치를 받는 장면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그의 아내는 23시간 진통 끝에 출산했으며, 이 과정에서 3도 회음부 열상을 입고 약 3344ml의 혈액을 잃는 심각한 산후 출혈을 겪었다. 의료진의 응급 수술과 수혈 끝에 산모와 신생아 딸은 모두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확인됐다.

문제는 응급 상황 속에서도 촬영이 계속됐다는 점이다. 영상에는 산모의 노출된 신체 부위가 그대로 담겼고, 인플루언서는 출산 장면 사이에 기저귀 광고 문구를 직접 읽는 모습까지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조회수를 위해 아내의 고통을 이용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해당 인플루언서는 1990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를 졸업한 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품 관리자로 근무했다. 2019년 2월부터 미국 시애틀에서의 일상을 공유하며 '중국 동부 사투리를 쓰는 마이크로소프트 제품 관리자'라는 콘셉트로 인기를 얻었고, 2026년 2월 기준 한 플랫폼에서 122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싱투 플랫폼 데이터에 따르면 그는 영상 길이에 따라 25만~29만8000위안(약 5200만~6200만원)을 광고 수익으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출산 영상으로 얻은 수익은 확인되지 않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그의 아내는 지난 10일 SNS를 통해 “출산 과정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려 했을 뿐”이라며 “합병증이 발생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출산의 위험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알리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비판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중국 SNS 이용자들은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서도 촬영과 광고를 이어간 것은 도를 넘은 행동”이라며 사생활 침해와 윤리 의식 부재를 지적했다.

결국 해당 영상은 삭제됐고, 계정은 지난 11일 '관련 법률 규정 및 플랫폼 정책 위반'을 이유로 차단됐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