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하의 극한 환경에서 작동하면서 구동 전류는 절반 수준으로 낮춘 차세대 스핀메모리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김영근 고려대 교수 연구팀이 베타-텅스텐-티타늄(β-W-Ti) 합금 기반 이종접합 구조를 설계하고, 이를 박막 소자로 제작해 스핀 궤도 토크 구동 효율을 높이는 소재·소자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스핀트로닉스는 전자가 가진 스핀(회전)이라는 자기적 성질을 이용해 정보를 저장·처리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한 자기저항메모리(MRAM)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유지되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저전력·고속 동작이 가능해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스핀-궤도 토크(SOT) 기반 MRAM은 기존 방식(STT)보다 빠르고 전력 효율이 좋지만,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넓은 온도 범위를 견디면서 낮은 전류로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이 소자 핵심은 전류를 스핀 전류로 바꾸는 스핀 전류 발생 소재다. 기존 β-텅스텐은 높은 효율을 보이지만, 공정 조건에 따라 결정구조와 특성이 쉽게 달라지고 극한 온도에서 신뢰성 검증이 충분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β-텅스텐에 티타늄을 소량 첨가한 베타-텅스텐-티타늄 합금을 설계했다. 울산대 연구팀과 협업을 통해 도출한 이론 계산을 바탕으로 특정 티타늄 조성에 따른 스핀홀 전도도를 예측했다.
이를 실제 박막 소자로 제작해 실험한 결과 최적 조성(약 11.5%)에서 감쇠형 스핀-궤도 토크 효율 0.54를 달성해 기존 β-텅스텐 대비 약 1.8배 향상된 성능을 확인했다. 자화 방향을 뒤집는 데 필요한 임계 전류밀도 역시 절반 수준으로 감소해 더 적은 전력으로 메모리를 구동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또 영하 55℃~영상 150℃ 전 온도 범위에서 안정적인 스위칭 동작과 반복 구동 시험도 통과해 높은 신뢰성을 보였다.
김영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스핀 전류 발생 소재를 합금 설계 단계에서 최적화해 저전력 구동과 극한 온도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 데 의미가 있다”라며 “차량용 반도체를 포함한 고신뢰성 차세대 메모리 구현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