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석화 구조개편, 타 위기산업에 선례돼야

정부가 롯데케미칼의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멈추고, HD현대케미칼 같은 용도 사업장과 통합시키는 석유화학(석화)분야 첫 구조개편을 단행한 것은 업계 숨통을 틔워주는 반가운 조치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무산설까지 돌았던 개편 프로젝트를 금융·세제·경쟁분야 지원책까지 촘촘히 마련해 최종 승인에 이른 것은 정부 역할로선 백점짜리라 할 수 있다.

특히 당장의 석화 분야 공급과잉 문제 해결을 넘어, 친환경·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설비로 거듭날 수 있는 제도적 방책까지 마련했다고 하니 관련 기업들로선 크게 환영할 일이다. 정부 승인이 나온 25일 주식시장에서 석화 분야 대표 종목이 강한 오름세를 탄 것도 이런 기대감이 반영됐을 터다.

NCC는 정제된 나프타를 고온·고압에서 열분해(크래킹)해 에틸렌·프로필렌·부타디엔·벤젠 등 원료를 생산하는 설비로 플라스틱·섬유·고무 등 거의 모든 생활제품의 필수제로 공급된다. 공정상 전기 등 에너지 사용량이 높고, 반대로 지구환경엔 해롭다.

결과적으로 이번 구조개편까지 이르게 된 것은 결국, 상당 기간 계속된 공급 과잉과 원가경쟁력 저하에 있다. 정부 개입 같은 재편작업이 없을 시 관련 기업들은 상승하는 고정비용과 시장가격 하락에 계속 시달려야 한다. 기업 자체 고부가 제품 기술 개발이나, 설비 투자, 이익률 확보는 기대하기 어렵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부가 직시하겠지만 이런 형편이 석화산업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철강·태양광 산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범용 이차전지나 관련 재료 분야도 비슷한 산업구조로 빨려들고 있다.

정부가 석화산업 첫 개편 절차를 승인하면서 못 박은 것처럼, 앞으로 개편이 석화산업 체질 개선과 관련 기업 경쟁력 제고로 이어져야만 실효를 얻을 수 있다.

나아가 석화 산업 재편이 다른 위기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제도적 경험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산업 특성이 있고, 경쟁력 수준 등이 다르긴 하지만 업계에 통용될 수 있는 개편 체계와 지원 방법이 수립될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다.

지난 2016년 시행된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같은 기업 차원의 자체 개편을 촉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처럼 특정 산업 내 기업 간 조정을 거치는 작업은 훨씬 더 복잡하고 중첩적 전략이 필요하다.

이번 석화산업 개편이 다른 위기산업도 건강하게 만들 처방으로 완성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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