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 '과업심의위원회(과심위)' 제도 손질 논의가 재점화됐다. 과심위가 열려도 그 결과가 계약·추가 예산 확보 등에 실질적 반영되지 않으면서 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국회가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등 움직임에 나서면서 과심위 제도가 개편될 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지난 3일 2차 법안소위를 열고 박정훈 의원이 발의한 'SW진흥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는 이해민 의원이 발의한 'SW진흥법 개정안'이 상정된바 있다.
다만 두 회의 모두 야당인 국민의힘이 참석하지 않아 심도 있는 논의로는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민 의원안은 SW 사업의 공정이 일정 진도에 이르면 과심위를 의무적으로 개최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공공 SW사업 특성상 공정 과정에서 과업 추가·변경이 빈번하다. 그럼에도 사업 초기에 한 번, 형식적으로 과심위를 개최하는 발주처가 대부분이다. 이 의원 발의안은 공정이 어느 정도 진척된 상황에서 과심위를 의무 개최하도록 해, 과업 변경·추가 관련 논의를 하게끔 하는 데 의미가 있다.
이해민 의원실 관계자는 “향후 과방위 법안소위에서 두 법안이 함께 논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간 SW사업 과심위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현행 SW진흥법 제50조(SW사업 과심위)에 따르면 국가기관 등의 장은 SW사업 과업심의위원회를 통해 과업내용 변경을 확정하고, 이에 따른 계약금액·계약기간 조정을 할 수 있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심의 결과를 계약 등에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심의 결과에 따라 계약금액이 조정되고, 예산이 추가 배정된 사례는 거의 없다. 과심위 심의 결과가 강제성을 띠지 않아 발주처가 이행을 거부하더라도 제재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24년 차세대 시스템 개통을 둘러싸고 불거졌던 대법원과 LG CNS 컨소시엄 간 갈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또한 현 제도에서는 발주처와 기업 간 입장차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발주자 입장에서는 과업 변경을 인정하면 비용과 기간이 늘어날 수 있고 감사 대상이 될 수 있어 부담이 큰 만큼, 실제 과업 변경이 발생해도 추가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SW진흥법 개정안뿐 아니라 국가계약법 개정 필요성도 제기된다. 과업내용 변경 등으로 계약금액을 조정해야 하는 경우 국가계약법이 기준이 된다. 현행 국가계약법은 변동성이 큰 공공 SW 사업의 특성을 반영한 '과업 변경' 내용이 충분히 담기지 않아 계약금액 지급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과심위에서 (과업 변경이) 통과되면 이를 반영해 추가 예산을 지급할 수 있어야 적정한 사업 대가를 받을 수 있다”며 “SW진흥법 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국가계약법과 연동돼 추가 예산 반영이 가능해야 제도가 작동한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