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구급차만 타면 죽어”… 伊, 노인 연쇄 사망 사건, 꼬리 잡혔다

이탈리아 적십자사 소속 구급차 운전기사 체포
노인 환자 5명 살해 혐의… 피해자 늘어날 수도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는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는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탈리아에서 고령 환자 5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구급차 운전기사를 용의자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ANSA 통신·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 포를리 지역 검찰은 적십자사 소속으로 근무한 구급차 운전기사 A씨(27·남성)를 가중 살인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85세 여성 B씨가 사망한 사건이 발단이 됐다. B씨는 당시 요양원에서 물리 치료를 받기 위해 구급차를 이용했는데, 차 안에서 갑자기 심장마비로 숨졌다. 유족이 B씨가 생전 사망에 이를 정도의 심각한 기저 질환이 없다는 점을 짚으며 부검을 요청하면서 살인 의혹이 불거졌다.

B씨 유족 측 변호사는 “피해자가 탑승한 구급차는 사이렌을 울리며 환자를 빠르게 이송해야 하는 일반 구급차가 아니다. 병원에서 요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는 것 같은 일상적인 이송에 사용된다”며 “그래서 운전기사 두 명만 탑승하고 간호사는 탑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포를리 검찰은 용의자 A씨가 독극물 같은 악의적인 수단을 사용해 계획적으로 범행을 벌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에 나섰다. 구급차 안에서 숨진 B씨를 포함해 피해 규모는 총 5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피해자 대다수가 고령의 환자였기 때문에 앞선 사망 사건에서 유족이 우려를 제기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사를 통해 피해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사건과 관련해 아직 구금되지 않았다. 다만 이탈리아 적십자사 포를리 지부가 조사 사실을 통보받고 A씨에게 정직 처분을 내린 상태다.

단체는 성명을 통해 “우리 소속 직원 중 한 명이 심각한 형사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보도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번 조사의 정확한 진상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피의자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피의자 측 변호사는 현지 매체 라 레푸블리카와 인터뷰에서 “사망자는 모두 말기 환자인 노인들”이라며 “구급차 안에서 사망한 사람은 한 명뿐이고, 나머지 5명은 이송 며칠 후에 사망했다. 이송한 지 무려 13일 만에 사망한 사건도 포함됐다”고 반박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