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는 대학원 첨단바이오융합학과 황의욱 교수팀이 한반도 서해와 남해 연안에서 해양 생물인 군부(Chiton)의 신종을 발견하고,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분석을 통해 약 9200만 년 전 진화적 분화 과정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군부는 연체동물문에 속하는 해양 생물로 약 3억 년 동안 형태적 특징이 크게 변하지 않아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린다. 전 세계 해양에 분포하며 주로 조간대에서 바위나 다른 기질에 붙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군부 분류 연구는 주로 외형적 특징을 기반으로 이루어졌지만, 형태 변이가 커 종 식별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체를 활용한 분자 계통 분석이 종 분류와 진화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황 교수팀은 우리나라 연안에서 서식하는 군부의 한 종류인 가시군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기존 종들과 형태 및 유전적으로 구별되는 신종 '아칸토키토나 페록사'를 발견했다. 이 종은 라틴어로 '강렬한 가시'를 의미하며, 등쪽 침과 치설 구조에서 특징적인 형태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 종이 서해와 남해의 진흙이 섞인 조간대 하부 환경에서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연구팀은 신종을 포함한 5종의 가시군부에 대해 미토콘드리아 유전체를 해독하고 이를 바탕으로 분자시계 분석을 수행했다. 분석 결과 가시군부는 약 9200만 년 전 백악기 후기에 주요 분화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시 해수면 상승으로 확장된 얕은 바다 환경이 종 분화를 촉진했음을 시사한다.
황의욱 교수는 “군부는 3억 년 전 형태를 유지하며 바다에서 살아가는 살아 있는 화석 생물로, 이번 연구는 미개척 분야인 서태평양 군부의 진화 과정을 정밀하게 밝혀낸 데 의의가 있다. 향후 해양 생물 다양성 보존 연구와 더불어,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 조간대 생물의 변화를 모니터링하는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BK21 4단계 원헬스혁신인재양성사업단과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교신저자는 황의욱 교수, 제1저자는 의생명융합공학과 김이향 석사과정생이다. 연구 결과는 최근 해양 및 담수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마린 라이프 사이언스 앤 테크놀로지(MLST)'에 온라인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