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무단 도용에 분노…英 작가들 '빈 책' 출간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 등 작가 약 1만명 참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국 작가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무단 도용에 항의하는 의미로 작가들의 이름만 적힌 '빈 책'을 출간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예술가 저작권 보호운동가 에드 뉴턴-렉스는 작가 약 1만명과 함께 생성형 AI 무단 도용에 항의하는 빈 책 '이 책을 훔치지 마시오'(Don't Steal This Book)를 10일 출간한다고 밝혔다.

10일부터 런던 도서전에서 관람객에게 배포되는 이 책에는 소설 대신 약 1만 명의 작가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다. 책 뒷표지에는 “영국 정부는 AI 기업의 이익을 위해 책 도둑질을 합법화해서는 안 된다”고 적혀 있다.

필진으로는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계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 역사 소설 '페어마일 시리즈'를 집필한 필리파 그레고리, 영국 유명 진행자이자 소설가인 리처드 오스만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책은 영국 정부가 상업적 AI 학습을 위한 저작권 예외 조항 도입의 경제적 여파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기 일주일 전 출간됐다.

앞서 영국 정부는 상업적 목적의 AI 학습에 대해서도 기업들이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저작물을 긁어갈 수 있도록(데이터 마이닝) 허용하겠다고 발표해 예술계에서 엄청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 책을 기획한 뉴턴-렉스는 “AI 산업은 허가나 대가 없이 도용된 작품 위에 세워졌다”며 “이것은 피해자가 없는 범죄가 아니다. 생성형 AI는 학습에 창작된 창작물을 만든 사람들과 경쟁하며 그들의 생계를 빼앗았다. 정부는 영국의 창작자들을 보호해야 하며, AI 기업의 창작물 도용을 합법화하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