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日 자위대 파견 요청하나…“정상회담서 '이란전 지원' 요구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다카이치 총리. 사진=EPA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다카이치 총리. 사진=EPA 연합뉴스

미국이 오는 19일(현지시간) 열릴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에 이란 전쟁과 관련한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11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보다 명확한 지원 방안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경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어려운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다카이치 총리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대해 공개적인 평가를 자제하며 외교적 해결을 강조해 왔다. 그는 지난 2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상세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아 법적 평가를 하는 것은 삼가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사태가 조기에 진정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해 필요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9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며 “미국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며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말하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보다 명확한 '지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원 방식으로는 일본 자위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호위나 기뢰 제거 작전에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앞서 아사히신문도 일본 정부가 미국의 지원 요청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책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정부 내부에서는 자위대 초계기나 공중급유기 파견 등의 선택지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본이 군사 지원에 나설 경우 집단 자위권 행사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집단 자위권은 자국이 공격받지 않더라도 동맹국 등 밀접한 관계의 국가가 공격받을 경우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 시절인 2015년 안보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며 집단 자위권 행사를 허용했다. 당시 아베 총리는 집단 자위권 적용 사례로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를 예로 들기도 했다.

다만 일본의 현재 석유 비축량이 약 250일분에 달해 상황이 당장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단계는 아니라는 의견도 일본 정부 내에서 제기된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도 지난 2일 브리핑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현재 상황이 해당한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일본이 '중요영향 사태'를 근거로 미군 함정에 대한 급유 등 후방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방치할 경우 일본에 대한 직접적인 무력 공격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요미우리신문에 “동맹의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 기본적인 보조는 맞추겠지만, 이란 문제에 깊이 관여하는 것은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