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보다 작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QR 코드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QR 코드. 사진=오스트리아 빈 공과대학교(TU Wien)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QR 코드. 사진=오스트리아 빈 공과대학교(TU Wien)

전자 현미경으로 겨우 들여다볼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QR 코드가 기네스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 공과대학교 연구팀은 1.98 제곱 마이크로미터(㎛2)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QR 코드를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QR 코드(2cm2)의 0.0000004% 정도 되는 크기로, 세균(박테리아·약 2㎛)보다도 작다. 앞선 기네스 기록의 약 37%에 불과하다.

이 초소형 QR 코드는 집속 이온 빔을 사용하여 얇은 세라믹 필름에 격자를 새겨 넣어 제작됐다. 각 픽셀의 크기는 49나노미터(nm·1000분의 1㎛) 정도다.

이 QR코드는 당연히 육안으로 볼 수 없으며, 광학 현미경으로도 읽어낼 수 없다. 픽셀 크기가 가시광선의 파장보다도 작아서 해상도 한계를 벗어나기 때문에 형체 구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피코미터(pm·1000분의 1nm) 파장의 전자빔을 주사하는 전자 현미경으로만 읽어낼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QR 코드. 사진=오스트리아 빈 공과대학교(TU Wien)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QR 코드. 사진=오스트리아 빈 공과대학교(TU Wien)

빈 공과대 연구팀은 데이터 저장 회사 세라바이트와 협력해 이 초정밀 QR 코드를 개발해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특수 픽셀을 A4 용지 한 장 크기에 식각(Etching·표면 가공 공법)할 경우 2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노트북 용량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일반적인 QR 코드로 같은 면적을 채울 경우 텍스트 한 페이지 정도되는 2.5킬로바이트(K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초정밀 QR 코드는 압도적인 저장 효율을 가졌다.

이 초정밀 QR 코드는 오랜 기간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하드 드라이브나 솔리드 스테이트 트라이브 같은 자기 저장 장치는 약 10년 정도 지나면 성능이 저하되고, CD나 DVD 같은 광학 저장 장치도 수명이 30년 정도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극한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세라믹 화합물 필름을 활용해 QR 코드를 제작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초정밀 QR 코드에 담은 데이터는 수천 년 동안 보존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빈 공과대 박막재료과학 연구그룹 선임 과학자 알렉산더 키른바우어는 “우리는 세라믹 저장 매체를 통해 오늘날까지도 해독 가능한 고대 문화의 비문과 유사한 접근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고 미래 세대도 온전히 접근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불활성인 재료에 정보를 기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초정밀 QR 코드는 데이터를 보존하기 위해 별다른 에너지가 투입되거나 냉각 장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을 가졌다. 서버에 전력을 공급하고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별다른 냉각 장치 없이도 복잡한 데이터를 작은 QR 코드안에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게 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