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떡과 김밥, 믹스커피, 과일주스가 췌장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식품으로 지목됐다. 정제 탄수화물과 당류가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혈당 스파이크'를 반복적으로 유발해 췌장에 만성적인 부담을 주고, 장기적으로 당뇨병과 췌장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영상의학과 전문의 이원경 원장은 “설탕 소비량은 당뇨병뿐 아니라 췌장암까지 유발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반드시 줄여야 한다”며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네 가지 식품을 '췌장을 파괴하는 최악의 음식'으로 꼽았다. 그는 '설탕보다 10배 치명적인 음식. 죽음의 병 췌장암 '이것'만은 먹지 마세요' 유튜브 영상을 올리고 “최근 5년간 당뇨병 환자 증가율이 19% 늘었다는 보고가 있다”며 “한국 음식은 달고 짜고 매운 데다 고추장조차 설탕이 많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이 가장 먼저 꼽은 음식은 떡이다. 그는 “떡은 정제 탄수화물 덩어리로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식품”이라며 “부득이하게 먹어야 한다면 백미 대신 현미로 만든 떡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현미는 백미보다 혈당지수가 약 20% 낮고 식이섬유 함량이 높다.
김밥 역시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원장은 “시중 김밥 속 밥에는 감미료와 설탕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흰쌀밥이라는 정제 탄수화물에 양념까지 더해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일반 재료로 만든 김밥 한 줄의 열량은 약 450~600㎉ 수준이며, 참치나 치즈가 추가되면 더 높아진다.
믹스커피도 주의가 필요하다. 설탕과 프림이 들어 있어 혈당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그는 “매일 믹스커피를 마시면 고지혈증과 당뇨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종이컵 사용 시 미세플라스틱 노출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건강 음료'로 여겨지는 과일주스도 예외가 아니다. 과일을 갈아 마시면 섬유질 구조가 파괴돼 당이 혈관으로 빠르게 흡수되기 때문이다. 국립공주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이 국내 시판 음료 925개를 분석한 결과 과일주스의 100㎖당 당류 함량은 10.6g으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이들 식품의 공통 위험 기제로 '인슐린 과부하'를 꼽는다. 고당·고탄수화물 식품을 반복적으로 섭취하면 췌장이 인슐린을 과도하게 분비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이 만성 과부하가 췌장 세포 손상과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연구팀이 학술지 역학연보(Annals of Epidemiology)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췌장암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췌장이 간과 달리 재생 능력이 낮고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 시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녹황색 채소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 섭취를 늘리고 가공식품 속 당류를 줄이는 식습관이 예방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