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칼럼] 대학, 지역 혁신의 주체로

황인성 서울라이즈센터장.
황인성 서울라이즈센터장.

미국 피츠버그에 위치한 혁신지구, 로보틱스 로우(Robotics Row)에는 국립 로봇 공학 엔지니어링 센터(NREC)를 비롯해 구글, 메타, 보쉬, 캐터필러 등 글로벌 대기업 연구소와 Aurora Innovation, Gecko Robotics 등 기업들이 매일 새로운 지능형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20세기 후반 탈산업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급격한 쇠퇴를 경험한 피츠버그가 인공지능(AI)·로봇·바이오 분야의 역동적인 미래도시로 전환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카네기멜런대와 피츠버그대가 있다. 이들 대학은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첨단 연구의 허브이자 인재 공급원, 그리고 지역 산업 재편의 촉매 역할을 하며, 대학이 도시의 지식 기반을 재구성하고,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낸 대표 사례다.

이와 같이 대학이 도시 발전의 중심축이 된 것은 오늘날만의 현상은 아니다. 우리가 '대학(University)'이라 부르는 제도가 정립된 중세 유럽에서도 볼로냐 대학, 파리 대학 등은 학문을 넘어 도시의 위상과 경쟁력을 상징하는 전략 자산이었으며, 대학 유치를 둘러싼 도시 간 경쟁이 벌어질 정도로 대학은 역사적으로 도시 발전과 직결된 도시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일들이 추진되고 있다. 올해 2년 차를 맞은 라이즈사업, 정확한 명칭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다. 지역대학을 중심으로 지역의 교육·연구·산업·지역문제 해결을 연계하고 혁신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교육부 정책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 악화라는 어려움에 처한 대학과 지역 소멸 위험에 다가선 지역의 위기 극복과 동반성장의 정책으로, 라이즈 사업에서 대학은 '지역 발전의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지역 혁신의 주체'이다. 또한 교육부가 지자체에 대폭적으로 권한을 이양한 점도 큰 의미를 지닌다. 지식과 기술 등 혁신의 잠재력을 보유한 대학과 지역을 잘 알고 실행력이 뛰어난 지자체의 협업 조합은 현재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최상의 선택이라 생각된다.

[에듀플러스][칼럼] 대학, 지역 혁신의 주체로

지난 2년간 각 시도에서는 지역발전 전략에 맞춰 라이즈 5개년 계획을 수립했고, 대학은 이를 함께 설계하고 실행하는 주체로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라이스 사업은 총예산 2조1000억원, 전국 330여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AI, 바이오, 우주항공, 농생명 등 지자체 차원의 전략산업 육성 방안에서부터 골목상권 활성화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에서 연구개발과 아이디어 제공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초등학생이나 성인학습자, 고령층을 대상으로 지역 대학들이 자신만의 강점을 활용한 독특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매달 수십 개씩 쏟아내고 있다. 교통약자를 위한 공공서비스 제공이나 쇠퇴한 지역을 문화와 예술의 힘으로 되살리는 도시재생 사업 등 지역현안에도 지자체와 대학이 함께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으며, 특히 청년 유출에 따른 지역소멸 등 지역이 직면한 근본적인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지역기업과 협력해 취·창업을 연계하는 지역 정주형 인재 양성 등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구석구석에 이르기까지 '라이즈'라는 크고 작은 혁신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금은 5년의 기간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라이즈Ⅱ, 라이즈Ⅲ로 기간이 확대돼, 혁신의 과실이 축적된 새롭고 역동적인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황인성 서울라이즈센터장

◆황인성 센터장은 서강대 경제학 학사, 워싱턴대에서 경제학 석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충북연구원 원장과 지방공기업평가원 투자분석센터장,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장을 역임했다. 삼성경제연구원 해외경제실 및 거시경제실 수석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미국 캔자스대 방문교수를 지낸 바 있다.

instar63@s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