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집행했다. 2024년 잠시 주춤했던 R&D 집행 규모가 크게 반등했다. 지난해 초 이해진 창업자가 7년 만에 복귀한 뒤,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공격적인 R&D 투자를 단행한 것이 지표로 확인됐다. 네이버는 올해에도 AI 에이전트 개발 등 R&D 투자에 지속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1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R&D에 2조2216억원을 투입했다. 직전 최고였던 2023년(1조9927억원) 기록을 경신, R&D 투자 2조원 시대를 열었다. 2020년 이후 4년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던 R&D 투자 규모를 다시 상승세로 돌려놨다.
인프라 투자 규모도 역대급이다. 지난해 인프라 투자 비용은 8109억원으로, 전년(7048억원) 대비 15.1% 늘었다.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등 AI 관련 신규 자산 취득 등이 주효했다. 네이버는 올해부터 피지컬 AI 등 신규 사업을 확대, GPU를 비롯한 인프라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R&D 투자 확대는 이해진 시즌 2의 특징이다. 이해진 창업자가 지난해 3월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 뒤 R&D 투자에 전념하고 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지난해 7월 일본 오사카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팀네이버 전체의 사활을 건 R&D 투자가 진행 중”이라면서 “지난해(2024년)까지 투자를 많이 했지만, 그것을 훨씬 넘는 수준으로 올해와 내년 투자가 기획되고 있고, 창업자가 오면서 R&D 투자 의사 결정이 굉장히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네이버가 약속했던 '매출 20% 투자'는 지켜지지 않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024년 11월 열린 통합 콘퍼런스 단(DAN) 24에서 “매년 매출 20~25% 규모의 R&D 투자로 네이버가 국내 AI 생태계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는 1999년 창사 이래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써왔다. 그러나 2024년 17.3%로 처음으로 20% 선이 무너졌다. 2025년은 18.5%로 전년 대비 1.2%포인트(P) 증가했지만, 여전히 20% 아래에 머물렀다.
업계에선 네이버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낸 만큼의 비율대로 R&D 투자를 늘리지 않은 점에 대해선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은 12조350억원, 영업이익은 2조2081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2.1%, 11.6% 상승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다.
한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2025년 매출 대비 R&D 투자 규모를 2024년보다 확대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네이버가 올해 새로운 버티컬 AI 서비스와 AI 검색 서비스 등을 준비하고 있고, AI를 비롯한 글로벌 기술 경쟁이 심화하는 만큼 R&D 투자를 더욱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네이버는 공격적인 R&D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R&D에 집중하는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R&D에 투자를 강하게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