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가 오는 21일 방탄소년단(BTS) 공연 생중계를 앞두고 국내 통신사에 망품질 관리 협조를 공식 요청했다. 통신사는 원활한 세계 동시 송출을 위한 해저케이블 용량 증설 등 사전조치에 나섰지만, 망 용량 증설 비용에 대한 넷플릭스의 보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비스 품질은 국내 통신사가 짊어지고 콘텐츠 수익은 빅테크가 독식하는 구조가 반복되며 망 이용대가 논쟁도 재점화했다.
16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달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통신 3사에 이달 21일로 예정된 BTS 컴백 공연 관련 망 안정화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넷플릭스는 행사로 예상되는 트래픽 발생량을 각 통신사에 통지하고 사전조치를 요청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행사에 앞서 사전 검증 및 트래픽 분산 계획 점검을 권고했다.
통신사는 비상 대응에 나섰다. 일부 통신사는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연결되는 해저케이블 등 국제회선 용량을 2배 이상 증설했다. 나머지 통신사도 국내 백본망의 데이터 처리 용량을 평시보다 대폭 확대했다. 세계 190여개국 3억명 가입자에 실시간 송출되는 역대 최대 규모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이벤트임을 고려해 글로벌 전역에서 막대한 트래픽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조치다.
문제는 망 관리·점검 강화를 넘어 통신사의 직접적인 대규모 비용을 수반하는 망 용량 증설에 대해 넷플릭스의 보상은 없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는 한국에 캐시서버를 설치하고 데이터를 처리한다. 캐시서버 데이터트래픽에 대해서는 통신사와 비밀 계약에 의거해 일정 부분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공연과 같이 급작스러운 데이터트래픽 폭증에 대해서는 통신사가 비용 부담을 온전히 떠안는 구조다. A 통신사 관계자는 “이번 망 증설은 기존 계약과 무관하게 자체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통신사별로 세부 계약은 다를 수 있지만,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실시간 라이브 공연의 트래픽 관리 부담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기존 주문형 비디오(VOD) 콘텐츠는 넷플릭스 자체 캐시서버인 오픈커넥트(OCA)에서 데이터를 임시저장해 트래픽 분산이 가능했다. 반면 생중계는 사전 캐싱이 제한적이라 실시간 트래픽이 통신사 장거리 백본망을 타고 이동한다. 동시 접속 폭증시 인프라 용량 초과로 광범위한 병목과 버퍼링이 발생해 대규모 용량 증설이 불가피하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빅테크의 망 공정기여 제도화 필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생중계로 막대한 가입자 유입과 수익을 거두지만 망 품질 유지를 위한 방대한 추가 비용 부담은 국내 통신사가 떠안는 불합리한 구조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생중계 트래픽이 ISP망을 직격하는 만큼 라이브 전용 엣지 구축 및 대역폭 사전 증설 협의가 필수적”이라며 “반복되는 대형 트래픽 이벤트에 대비한 합리적 망 이용대가 정산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트래픽 분산을 위한 로드 밸런싱과 다중 인코더 전환 시스템 등 대규모 동시 접속 환경에서도 안정적 스트리밍을 제공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통신 3사와 실무적으로 지속 소통하고 있지만 망 증설 등에 관한 구체적 계약 관계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