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숫자 부풀린 트럼프…“우리가 보호한 나라들” 호르무즈 파병 재차 압박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거론하며 중동 핵심 해상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 작전에 참여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미국이 동맹국 안보를 책임져 온 만큼 군사적 협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일본에 4만5000명의 병력을 두고 있고 한국에도 4만5000명을 두고 있으며 독일에도 4만5000명에서 5만명의 병력을 두고 있다”며 “우리는 이 모든 나라들을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기뢰 제거함이 있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우리가 관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며 동맹국들이 군사 협력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에게 감사할 뿐 아니라 우리를 도와야 한다”며 “몇몇 나라가 있는데 곧 이름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미군 주둔 규모는 실제와 차이가 있다. 미 전쟁부 자료에 따르면 주일미군은 약 5만명, 주한미군은 약 2만8500명, 주독미군은 약 3만5000명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의 에너지 수입 구조도 언급하며 호르무즈 해협 안정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원유 수입의 1% 미만만 이 해협을 통해 들여오지만 일본은 95%, 중국은 90%, 한국은 35%를 이곳을 통해 들여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수치는 이와 차이가 있다. 한국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입 의존도는 한국 62%, 일본 69%, 중국 49% 수준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의존도는 한국과 일본이 20~30%, 중국은 약 25%로 파악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이 미·이스라엘 군사작전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을 거론하며 군함 파견을 요청한 바 있다.

그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갖고 있어 그들이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반응을 보고 싶어서 요청하는 것”이라며 동맹국의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통화를 언급하며 “'함정 몇 척을 보내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더니 '팀에 물어보겠다'고 답했다”며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반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대해서는 “도와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째 이어진 대이란 군사작전과 관련해 “이란이 우리와 합의하고 싶어 한다”며 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거론되는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상태에 대해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모르겠다”며 “일부는 그가 한쪽 다리를 잃었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군사작전으로 이란 전역에서 군사·상업시설 등 70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으며 개전 초기에 비해 이란의 미사일 발사는 90%, 드론 공격은 9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쟁이 끝나면 국제 유가와 인플레이션도 빠르게 안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