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영국 캔터베리 지역에서 수막구균에 감염된 환자 15명 중 2명이 사망하면서 영국 전역에 '수막구균' 감염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수잔 홉킨스 영국 보건안전청(UKHSA) 최고경영자는 런던 남동쪽으로 약 85km 떨어진 켄트주 캔터베리 지역에서 뇌수막염(수막구균성 감염)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 13일, 켄트 대학교 재학생이 뇌수막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튿날에는 프랑스 보건 당국이 프랑스로 돌아온 켄트대 재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영국에 알리면서, 캔터베리 지역에는 비상이 걸렸다.
주말 새 캔터베리 지역에서 확인된 확진자는 15명에 달한다. 이 중 4명은 치명률이 10%에 달하는 치명적인 변종 B형 수막구균(Men-B)으로 확인됐다. 주말 새 확진자 중 2명(대학생 1명·고등학생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수막구균은 코 또는 인후 분비물과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확산한다. 감염될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뇌수막(뇌 및 척수를 덮는 조직)염이나, 패혈증(수막구균혈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뇌수막염은 수막구균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잠복기가 2~14일이기 때문에, 당국은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감염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확진자 대다수는 지난 5~7일 사이 이 지역 '케미스트리 클럽'에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자 중에는 클럽 직원도 있었다. 보건 당국은 이에 따라 해당 기간 클럽을 방문한 이들에게 항생제 복용을 권고했다.
웨스 스트링스 영국 보건부 장관은 켄트 대학교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며, 약 5000명의 학생들에게 B형 수막구균 백신이 제공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지역 사회에는 수막구균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사망자가 나온 사이먼 랭턴 고등학교와 켄트 대학교 재학생들은 수업에 들어가지 못한 채 항생제를 배급받기 위해 줄을 섰다.
며칠 전 뇌수막염 확진자가 주최한 파티에 참여했다는 한 10대 소년은 영국 주간지 스탠더드와 인터뷰에서 “너무 무섭다. 이런 일은 코로나19 이후로 처음이다. 심지어 항생제가 실제로 도움이 될지도 알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수막구균 공포는 런던까지 확산했다. 보건부에 따르면 현재 켄트 지역 5개 학교에서 뇌수막염 환자가 발생했으며, 런던으로 이동한 한 환자도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에 입원했다. 이 외에 켄트 지역을 방문하지 않은 20대 런던 여성도 감염 의심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