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시 환경 재앙” 수만톤 연료 실린 러 유조선, 지중해 표류 중

이탈리아 “표류선, 디젤 900t · 액화가스 6만t 실려”

지난 3일 드론 공격을 받고 몰타와 람페두사 사이에 표류된 러시아 국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아크틱 메타가즈호. 사진=AFP 연합뉴스 / Miguela XUEREB
지난 3일 드론 공격을 받고 몰타와 람페두사 사이에 표류된 러시아 국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아크틱 메타가즈호. 사진=AFP 연합뉴스 / Miguela XUEREB

수만톤(t)의 연료가 실린 러시아 유조선이 지중해에서 표류하고 있어 환경 재앙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탈리아 당국은 지난 3일 지중해 중부 중립 해역에서 드론 공격을 받아 표류한 러시아 국적 '아크틱 메타가즈호'에 아직 온전한 상태의 디젤 연료 약 900톤, 액화 천연가스(LNG) 약 6만 톤이 실려 있다고 밝혔다.

선체 길이 약 277m의 아크틱 메타가즈호는 러시아 정부가 서방 제재를 우회해 러시아산 석유 및 가스를 해외로 은밀히 수송하는 '그림자 선단'의 일부다. 이달 초 러시아 북극 항구인 무르만스크에서 출발해 이집트로 향하던 길로 확인됐다.

지난 3일 드론 공격을 받고 몰타와 람페두사 사이에 표류된 러시아 국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아크틱 메타가즈호.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3일 드론 공격을 받고 몰타와 람페두사 사이에 표류된 러시아 국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아크틱 메타가즈호.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1일 러시아 외무부 발표에 따르면 아크틱 메타가즈호는 지난 3일 새벽 몰타에서 남동쪽으로 약 168해리 떨어진 중부 중립 해역에서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았다. 화재가 발생하자 승무원 30명이 배를 버리고 탈출하면서 연료가 가득 실린 선박은 그대로 바다 한가운데 놓이게 됐다.

이 사건은 국제 해역에서 발생했지만,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표류선이 육지로 접근하고 있어 인근 이탈리아와 몰타 공화국의 긴장감이 커졌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13일 국방부, 외교부, 에너지부, 해양부, 민방위부 등 각료들과 특별 회의를 열고 선박 처리를 주제로 논의했다.

이탈리아 외교부 대변인은 CNN과 인터뷰에서 “이 선박은 이탈리아 항구에 안전하게 정박하는 게 불가능하다. '가스로 가득 찬 시한폭탄'과 같다”며, 현재 인근 몰타 당국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와 몰타는 유조선을 항구로 안전하게 예인할 방법을 강구하는 동시에 해상에서 침몰시키는 방안을 염두하고 있다. 인근을 지나는 선박에는 최소 5해리(약 8km) 거리를 유지할 것을 경고했다.

환경보호단체도 표류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은 “해당 유조선은 극도로 위험한 화물을 싣고 있다”며 “침몰할 경우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 엄청나다. 화재를 유발하거나 해양 생물에 치명적인 극저온 구름 또는 장기적인 수질 및 대기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