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폐 기반 국고 집행 첫 도입…보조금 사용 투명성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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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중심 재정 집행이 디지털화폐로 전환되며 보조금 부정 사용을 원천 차단하는 구조가 마련된다.

재정경제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은행과 함께 디지털화폐 기반 국고금 집행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예금토큰'을 활용해 국고보조금 지급과 정산 전 과정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가 재정 집행에 디지털화폐를 적용하는 것은 세계 최초 사례다.

시범사업은 전기차 충전시설 구축 사업 가운데 중속 충전기 분야에 우선 적용된다. 총 300억원 규모로 추진되며, 보조금은 기존 현금이 아닌 예금토큰 형태로 지급된다.

예금토큰은 은행 예금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디지털 자산이다. 현금과 유사한 가치와 안정성을 가지면서도 '프로그램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용처와 시간, 조건 등을 사전에 설정할 수 있어 특정 목적 외 사용이 원천적으로 제한된다.

예를 들어 전기차 충전기 보조금은 충전기 판매업체나 한전 납부 등 지정된 용도에만 사용할 수 있다. 기존처럼 현금으로 지급될 경우 다른 용도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었지만, 예금토큰은 이러한 부정 사용을 구조적으로 차단한다.

재정 집행 방식도 크게 바뀐다. 기존에는 국고 통합계좌에서 각 부처 계좌로 현금이 이동한 뒤 계좌이체나 카드 결제로 집행됐다. 앞으로는 전자지갑 기반으로 토큰이 직접 이동하며 결제가 이뤄진다.

특히 업무추진비 등에도 확대 적용될 경우 사후 감사 중심 관리에서 사전 통제 방식으로 전환된다. 예를 들어 심야 시간이나 제한 업종에서는 결제가 아예 차단되는 구조다.

결제 방식은 NFC나 QR 기반 전자지갑을 활용한다. 별도 단말기 설치 없이 기존 카드 단말기를 활용할 수 있어 현장 적용성도 높였다. 또한 카드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아 가맹점 부담도 줄어드는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디지털화폐 기반 재정 집행을 전 부처로 확대할 방침이다. 2030년까지 전체 국고금 집행의 4분의 1을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재정 집행 혁신의 출발점”이라며 “국고금 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관련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