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12조원 규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도입한다.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장비를 대거 확보, 생산능력과 선단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24일 네덜란드 ASML로부터 EUV 노광장비(스캐너)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총 취득 금액은 11조9496억원으로, 2024년 말 기준 자산총액의 9.97%에 해당한다. 거래는 2027년 12월까지 약 2년에 걸쳐 진행된다. 장비 도입과 설치·개조 비용이 포함된 금액이다.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데는 빛으로 회로 패턴을 굳히는 노광 공정이 필수다. EUV는 기존 불화아르곤(ArF) 대비 빛 파장이 짧아 보다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다. D램에서는 10나노미터(㎚)급에서, 시스템 반도체는 7㎚ 이하에서 주로 EUV 노광 장비가 쓰인다.
네덜란드 ASML이 독점 공급하고 있어 장비 확보가 쉽지 않다. 반도체 제조사가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가격도 3000억~5000억원에 달할 만큼 고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EUV 장비 도입을 추진해왔다. 2025년 기준 SK하이닉스가 보유한 EUV 장비는 20대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두배 가까이 늘리기 위해 ASML과 긴밀한 논의를 이어왔다. 이번 도입이 그 성과로, 안정적 EUV 노광장비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본지 2025년 9월 25일자 1면 참조〉

SK하이닉스가 신규 도입하는 EUV 장비는 약 20대 안팎으로 예상된다. 새로 반입하는 EUV 장비는 청주 M15 공장(팹)과 이천 M16 팹에 우선 배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초 팹 클린룸을 여는 용인 1기 팹에도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10㎚급 4세대 D램인 '1a(약 14㎚)' 제조에 첫 EUV 장비를 활용했다. 지속적으로 EUV 장비 보유 대수를 늘리며 첨단 반도체 제조 역량을 키우고 있다.
신규 도입되는 EUV 장비도 10㎚급 6세대 D램 '1c' 등 차세대 D램 생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EUV 기반 선단 공정 전환으로 AI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하고 범용 메모리 공급도 안정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급증하는 글로벌 메모리 수요에 대응해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