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 태평양 수온 급변하면 이듬해 겨울 추위 예측 정확도 높아져

이명인 UNIST 교수팀, 상관관계 규명
한국형 기후 예측 모델 고도화 기대

이명인 UNIST 교수(오른쪽)와 김기욱 연구원
이명인 UNIST 교수(오른쪽)와 김기욱 연구원

이명인 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팀이 엘니뇨와 라니냐가 서로 전환되는 시기에 겨울 날씨를 좌우하는 북대서양진동(NAO) 예측 정확도 또한 크게 높아지는 현상을 규명했다. 적도 태평양 해수 온도가 크게 바뀌면 이듬해 겨울 추위 예측이 더 정확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북대서양진동은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제트기류의 강도를 좌우하는 대기 순환 패턴이다. 북반구 한파와 폭설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해마다 변동 폭이 커 한 달 뒤 상황조차 예측하기 어렵다.

영국 기상청 해들리센터와 공동 수행한 이번 연구에서 이 교수팀은 엘니뇨에서 라니냐로, 또는 라니냐에서 엘니뇨로 바뀔 때 그 다음 해 겨울의 북대서양진동 예측 성능을 나타내는 상관계수가 0.60까지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엘니뇨는 적도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고, 라니냐는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이다. 엘니뇨나 라니냐 상태가 유지됐을 때는 그 이듬해 상관계수가 0.03 수준에 머물렀다.

이 교수팀은 해수 온도 변화로 시작된 강한 대기 변화가 북쪽으로 서서히 전달되면서 북대서양진동에 영향 미쳐 모델 예측 정확도도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겨울철 대기는 여러 자연 변동이 뒤섞여 신호보다 잡음이 더 큰 상황이지만, 엘니뇨와 라니냐가 뒤바뀌는 시기에는 열대에서 시작된 변화가 신호를 구조적으로 강화하면서 역학적 시그널이 강해져 1년 후 예측 성능을 높여준다는 설명이다.

엘니뇨·라니냐 전환 시 적도에서 시작된 대기 각운동량(AAM) 변화가 북반구로 전달되는 과정
엘니뇨·라니냐 전환 시 적도에서 시작된 대기 각운동량(AAM) 변화가 북반구로 전달되는 과정

이러한 설명은 최근 북반구 겨울 기후 사례와 잘 맞아 떨어졌다.

2024년~2025년 겨울은 직전 해가 엘니뇨에서 라니냐로 전환된 시기여서 기후예측 모델들이 북대서양진동(북극진동)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했다. 반면 지난 겨울은 라니냐 상태가 유지되면서 전환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고, 북극 상공 성층권 온난화 등 다른 요인이 작용하면서 한파 예측이 쉽지 않았다.

이명인 교수는 “적도 태평양에서는 해마다 해수 온도와 대기 순환이 함께 바뀌는 엘니뇨 남방진동(ENSO)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변화가 1년 뒤 북반구 대기 순환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역학적으로 규명했다”며 “겨울 기후 변동성을 고려한 장기적 농업 생산이나 에너지 수요 관리 대응 전략 마련, 그리고 한국형 기후예측모델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3월 25일(런던 현지 시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공개됐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