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디자인] 모션 캡쳐 대중화 선봉 '무빈 트레이싱'

어보브스튜디어와 무빈의 협력으로 탄생한 무빈 트레이싱
어보브스튜디어와 무빈의 협력으로 탄생한 무빈 트레이싱

한국디자인진흥원 지원으로 탄생한 우수 제품을 소개합니다.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창업·중소·중견기업이 디자인전문기업과 협업해 글로벌 수준을 달성한 혁신 사례를 만나봅니다.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하는 3차원(3D) 모션 캡처는 첨단 기술 집약체다. 기존 모션 캡처는 전문 스튜디오에서 전신 슈트를 입고 수십 개 마커를 부착해야 하는 복잡한 작업으로,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다.

카이스트 박사들이 설립한 스타트업 무빈은 '자율 주행 차량에서 거리와 사물을 감지하는 데 사용하는 라이다 센서를 모션 캡처에 적용하면 어떨까'라는 질문에서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이런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것이 '무빈 트레이싱(MOVIN TRACIN)'이다.

라이다 센서가 장착된 카메라 한 대만 있으면 거추장스러운 슈트와 마커 없이도 맨몸으로 실시간 모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그러나 혁신 기술이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디자인과 협력이 필요했다.

어보브스튜디오는 디자인진흥원 '디자인-기술협업 전주기 지원사업'을 통해 모든 기능이 하나의 케이블로 작동할 수 있는 간단한 구조를 무빈에 제안했다.

또 기존 모션 캡처 장비의 복잡하고 기술 중심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어보브스튜디오는 실내 공간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인테리어 소품 같은 형태 디자인을 도입했다. 외형 비례와 구조를 간결하게 개선해 어떤 장소에도 쉽게 설치 가능하도록 했으며, 반복 테스트를 통해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했다. 장비 사용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기술이 지닌 잠재력을 더 많은 사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완성된 제품은 2024년 세계 최대 규모 컴퓨터 그래픽스 학회 '시그래프(SIGGRAPH)'에서 실시간으로 시연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무빈 트레이싱은 모션 캡처 기술 장벽을 낮추고, 전문 스튜디오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설치해 사용할 수 있는 일상형 모션 캡처 도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기술과 디자인이 결합된 결과물이 모션 캡처 대중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것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