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격 유예 '무기소진' 때문?…“핵심무기 한달치뿐, 나머진 멍텅구리 폭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조기에 마무리해야 하는 '시간과의 싸움'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규모 공습으로 핵심 무기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군사적 선택지가 급격히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6일(현지시간) 미국이 전쟁 개시 약 4주 만에 주요 공격·방어 무기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실상 한 달 이내 전쟁 출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전쟁 초기 16일 동안 1만1000발 이상의 탄약을 사용했으며, 비용은 약 260억달러(약 39조원)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전술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차세대 정밀타격미사일 프리즘(PrSM) 등 핵심 전력의 재고가 빠르게 줄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는 현재와 같은 소모 속도가 이어질 경우 일부 핵심 무기가 한 달 내 소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기권 안팎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THAAD는 전쟁 초반 16일 동안 198발이나 사용됐다. 여기에 해군의 SM-2·SM-3·SM-6 지대공 미사일 431발, 패트리엇 미사일 402발도 소모된 것으로 집계됐다.

방어 전력까지 빠르게 줄면서 향후 작전에서 방공망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밀 유도무기 대신 재래식 폭탄, 이른바 '멍텅구리 폭탄(dumb bomb)' 사용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의 아르민 파퍼거 최고경영자(CEO)는 “미국과 중동, 유럽의 방공 미사일 재고가 거의 바닥난 상태”라며 “전쟁이 한 달 더 지속될 경우 사용 가능한 미사일이 거의 남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기 보충 역시 쉽지 않다. RUSI는 이번 전쟁에서 사용된 토마호크 미사일 약 535발을 다시 확보하는 데 최소 5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미 국방부가 약 20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추가 예산을 요청했지만, 첨단 무기를 단기간에 대량 생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핵심 소재인 희토류 공급망 상당 부분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점도 생산 확대의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시간은 미국보다 이란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원유 동맥'으로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지속될 경우, 미국이 완전한 군사적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처럼 군사적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손실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조기 종전을 모색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