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2곳 공습…“핵 재건 시도 포착돼 타격”

이란 전쟁 와중에 공습 대상이 된 혼다브 연구용 중수 단지. 사진=연합뉴스, 위키피디아 캡처
이란 전쟁 와중에 공습 대상이 된 혼다브 연구용 중수 단지. 사진=연합뉴스, 위키피디아 캡처

이스라엘군이 이란 본토 공습 수위를 높이면서 이란 핵시설이 잇따라 공격받았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27일(현지시간) 이란 중부의 혼다브 중수 단지가 공습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마르카지주 정치·안보 담당 부지사는 “미국과 시온주의자 적이 혼다브 중수 단지를 두 차례에 걸쳐 타격했다”고 밝혔다.

공격 대상이 된 혼다브 중수 단지는 아라크 핵시설 단지 내에 있는 실험용 중수로 시설이다. 당국은 사전에 안전 조치를 시행해 인명 피해는 없었고, 방사능 유출 등 주민 안전에 위협이 되는 상황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단지의 실험용 원자로는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라 가동이 중단됐으며, 원자로 중심부에는 콘크리트가 주입돼 사실상 불능화된 상태다.

그러나 이란이 최근 재가동을 추진하자 이스라엘은 지난해에 이어 다시 공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혼다브 중수로는 농축우라늄 대신 천연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는 시설로, 실험용이라도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민감하게 보는 시설로 꼽힌다.

이란 원자력청은 이날 자체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중부 야즈드주 아르다칸에 있는 우라늄 정광(옐로케이크) 생산 공장도 공격받았다고 밝혔다.

원자력청은 “몇 분 전 미국과 이스라엘 연합군이 아르다칸의 우라늄 정광 생산 공장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공격으로 인한 방사성 물질 유출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아르다칸 시설은 이란 내 유일한 우라늄 정광 생산 시설로, 우라늄 농축 과정의 핵심 단계로 여겨진다. 이번 중수 시설과 우라늄 가공 공장에 대한 연쇄 공격은 이란의 핵 역량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스라엘군은 중수로와 우라늄 정광 생산 시설에 대한 공격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정권이 해당 시설의 재건을 반복적으로 시도하는 정황이 포착돼 다시 타격했다”며 “핵무기 프로그램에서 매우 중요한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란은 핵합의에도 불구하고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이 불가능하도록 원자로를 개조하는 작업을 체계적으로 회피했고, 심지어 개조 작업을 완료하지 말라는 지시까지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번 핵시설 공습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타격 범위를 넓히겠다고 경고한 직후 이뤄졌다.

앞서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 제철소와 중부 이스파한의 모바라케 제철소도 공격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강하게 반발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에 “이번 공격은 미국 대통령이 약속한 외교적 해결 시한 연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이란은 이러한 범죄에 대해 반드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성명을 내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산업 중심지를 반복적으로 공격했다”며 “중동 지역 내 미국 이해관계가 있는 산업체와 이스라엘 연계 중공업 기업 종사자들은 즉시 작업장을 떠나라”고 밝혀 추가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