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기름값 부담”… 호주 일부 지역서 '대중교통 전면 무료화'

23일(현지시간) 호주 주유소. 사진=AFP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호주 주유소. 사진=AFP 연합뉴스

중동 전쟁 여파로 기름값이 연일 상승하자 호주 일부 주에서는 시민들이 자가용 이용을 줄일 수 있도록 대중교통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빅토리아주는 4월 한 달간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으며 태즈메이니아주는 3월 30일부터 6월 말까지 통근자는 교통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반발해 이란이 전 세계 석유와 천연가스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자 전 세계 연료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호주 역시 전쟁의 여파로 연료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국가 중 하나다. 호주 석유협회(AIPP) 자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호주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2.38호주달러로, 전쟁이 시작되기 한 달 전(약 2.09호주달러)보다 약 0.29호주달러가 상승했다. 이에 호주는 사재기와 연료 부족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일부 주에서 무료 대중교통을 시행하는 모습이다.

전날 재신타 앨런 빅토리아 주총리는 “주 내 열차와 트램, 버스를 전면 무료로 운행해 주유소 부담을 줄이겠다”며 “이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겠지만 지금 당장 빅토리아 주민들을 도울 수 있는 즉각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호주 최남단섬 태즈메이니아주도 향후 약 3개월간 버스·관광버스·페리 무료 제공을 발표했다. 이 기간에 유료로 제공되던 통학버스도 무료로 전환된다.

제레미 록클리프 주지사는 “연료 가격 상승이 가계 예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시 한번 강력하고 단호한 조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 세계 정부는 연료 절감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한 달간 상점, 식당, 카페 등에 오후 9시까지 영업을 종료하도록 지시했으며, 필수 업종을 제외한 근로자들은 주 1회의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고 대중교통 요금을 인상하는 안은 발표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국영 기업과 공공 기관에 필수인력을 제외한 직원들에게 휴가를 내도록 지시, 필리핀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공무원 주 4일 근무 및 운송기사 보조금 지급안 등을 발표했다.

우리나라 정부도 지난 25일부터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를 의무화했다. 일부 기업도 5부제에 동참하는 가운데, 정부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 선으로 오르면 이를 민간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