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GDDR도 쌓는다…AI 메모리 수요 다변화 대응

마이크론 7세대 그래픽 D램(GDDR7)
마이크론 7세대 그래픽 D램(GDDR7)

미국 마이크론이 업계 최초로 그래픽 D램(GDDR) 적층에 도전한다.

GDDR를 고대역폭메모리(HBM)처럼 쌓아 성능을 높이려는 시도로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다변화에 대한 대응이다. 새로운 메모리 적층 경쟁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GDDR를 수직으로 쌓는 새로운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올 하반기까지 관련 설비를 갖추고 공정 테스트에 돌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초기 4단 안팎의 GDDR 적층이 예상된다”며 “이르면 내년 시제품(샘플)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단수를 비롯해 어느 정도 사양이 논의되는 만큼, AI 가속기 등 고객사 요청에 대응한 행보가 유력하다.

GDDR는 동영상과 3차원(3D) 그래픽에 특화된 메모리다. 보통 그래픽 카드나 게임 기기 등에 주로 쓰였는데, 최근 일부 AI 가속기에도 탑재되고 있다. HBM과 견줘 속도(대역폭)는 느리지만 가격 경쟁력 덕분에 추론용 등 특정 용도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마이크론도 이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GDDR를 HBM처럼 쌓아 HBM보다는 느려도 기존 GDDR보다는 빠르고 용량이 큰 제품을 개발하려는 시도다.

최근 AI 시장이 커지면서 용도와 가격에 따른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여기에 맞춰 메모리 수요도 다변화하는 추세다. 엔비디아가 추론 전용 칩에 S램을 쓰는 것도 대표 사례다.

GDDR 적층 제품은 HBM과 일반 GDDR(비적층) 제품 중간 위치 시장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게이밍용 고성능 그래픽 카드에서도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이 GDDR 적층에 성공하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현재는 틈새시장이지만 AI 확산에 따라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 본격적인 제품 상용화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보다 선제적으로 GDDR 적층 시장을 공략해 경쟁 우위를 차지하려는 전략이다.

마이크론, GDDR도 쌓는다…AI 메모리 수요 다변화 대응

GDDR 적층은 초기 선행 기술 연구나 논문 수준으로만 다뤄졌다. 아직 양산 전례가 없어 마이크론이 기술 허들을 넘을지도 관건이다. GDDR 간 적층 방식이나 전력 소모 및 발열 제어 등이 과제로 꼽힌다. 또 적층 과정에서 추가되는 비용 관리도 필수다. HBM 대비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유지할 수 있어야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GDDR 적층의 효용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기술적 문제 외에도 GDDR 적층의 시장 위치가 분명하지 않아 상용화가 적극 이뤄지지 않았다”며 “AI 메모리 시장 변화에 따라 GDDR 적층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마이크론의 도전이 새로운 메모리 적층 경쟁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