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나프타 대란이 불러온 위기…섬유부터 반도체까지 연쇄 충격

여천NCC 전경. 여천NCC
여천NCC 전경. 여천NCC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여파가 석유화학 업계를 넘어 국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에틸렌 등 기초 소재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자동차·건설·전자 등 주요 산업 곳곳에서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가격 급등까지 겹치며 산업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은 나프타 공급 불안이 장기화되자 에틸렌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중동산 나프타 공급 차질이 이어지면서 생산 감소 규모도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다. 중동산 나프타는 전체 수입 물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나프타는 에틸렌 생산의 핵심 원료다. 에틸렌은 자동차, 반도체, 건설, 전자 등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중간재 성격의 제품이다. 이 때문에 나프타 수급 차질은 범용 플라스틱을 넘어 주요 산업 전반으로 영향을 확산시키고 있다. 나프타 가격도 전쟁 이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급등했다.

피해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자동차 부품사에 폴리프로필렌(PP), 내외장재용 플라스틱(ABS) 등 가격을 20~25%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평균 5주가량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단기 대응은 가능하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건설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레미콘에 사용되는 혼화재의 주 원료가 에틸렌이어서 원가 부담과 더불어 공급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페인트와 PVC 등 건자재 전반에서도 가격 인상과 납품 지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조선, 반도체 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선소에서 후판 절단 및 가공 등에 에틸렌 가스를 사용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선 회로를 그리기 위해 웨이퍼 위에 바르는 포토레지스트(PR) 소재와 세정제 등에서 에틸렌이 기초 소재로 활용된다.

이외에도 나프타는 전자제품 내·외장재, 의류를 만들기 위한 합성섬유, 범용 플라스틱 제품 등을 만드는데 활용된다.

석유화학 업계는 전방 산업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웃돈을 줘서라도 제품을 사겠다는 업체들이 있다”라며 “국내 수급 안정을 최우선으로,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프타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가격까지 크게 올랐다”며 “원가 부담으로 가격을 인상하기는 했지만 온전히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했다. 가격 인상에 따른 산업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