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중동발 에너지 수급 불안에 대응해 석유화학 산업 지원과 정유·주유 업계 유통구조 개편을 동시에 추진하며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추경 예산의 신속 투입과 업계 관행 개선을 통해 산업 위기와 소비자 부담을 함께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1일 전남 여수 국가산단을 찾아 “추경 예산을 즉시 투입해 석유화학 산업을 지키고 지역 일자리와 경제를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수산단 상황에 대해 “대한민국 산업 생태계의 비상사태”라고 규정하며 “산업의 기초체력이 바닥나기 전에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기지인 여천NCC의 가동률 하락과 불가항력 선언을 언급하며, 석유화학 업황 악화를 국가 산업 전반의 위기로 진단했다. 민주당은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 나프타 수급 안정 지원 예산 4734억 원을 반영해 중동 외 수입선 확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보전하고, 정책금융을 통해 기업 유동성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한 원내대표는 “위기 대응의 핵심은 속도”라며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하고, 확정된 예산이 즉각 집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중동 상황 경제대응 특별위원회는 여천NCC와 주요 석유화학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나프타 수급 차질과 생산 차질 등 현장 애로도 청취했다.
이날 민주당 을(乙) 지키는 민생 실천 위원회(을지로위원회)는 국회에서 정부, 정유·주유업계와 '주유소-정유업계 사회적 대화 기구' 회의를 열고 유통구조 개선에 합의했다. 논의 결과 정유사가 제품을 먼저 공급한 뒤 가격을 정산하는 사후정산제는 폐지 수순에 들어가고, 주유소가 가격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또 주유소가 특정 정유사와만 거래하는 전속거래 관행도 완화하기로 했다. 업계는 일정 비율 내에서 다른 정유사 제품을 함께 취급하는 혼합거래 도입에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계약 기간 단축 등 추가 개선 방안도 논의 중이다.
다만 석유제품 카드 결제 허용 문제는 수수료 부담 등을 고려해 장기 과제로 검토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오는 8일 추가 회의를 거쳐 세부안을 확정한 뒤 9일 정유·주유업계와 협약식을 체결할 예정이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