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보호무역에 헷징 무력화…철강업계, 원가 부담 골머리

포스코 포항제철소 3고로. 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3고로. 포스코

고환율과 보호무역 강화 속에서 철강업계의 원가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환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활용해온 헷징(위험회피) 전략마저 효과가 약화된 가운데 원자재 가격과 전기요금 부담까지 겹치며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철강사들은 고환율과 수출 환경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헷징 전략 전반을 재점검하고 있다.

철광석 등 원자재를 수입해 사용하는 철강사들은 그동안 해외 법인이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원료 구매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환율 리스크를 상쇄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호무역 강화로 달러 유입 자체가 줄어들어 기존 헷징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1520원 선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주요국이 철강 수입 규제를 강화하며 수출 환경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미국은 철강 등 금속 함유량 기준 50%를 부과하던 방침에서 완제품에 일괄 25%를 적용하는 관세 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과세표준 자체가 올라 부담은 여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은 철강을 국가안보 핵심 산업으로 지정하고 수입산 철강재에 대한 쿼터 축소 및 관세 인상을 검토 중이며 유럽연합(EU)은 철강 저율할당관세(TRQ),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을 추진하고 있다. 멕시코 역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최대 50%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 같은 환경 변화로 헷징 전략의 실효성이 약화된 가운데 원자재 가격 부담도 심화되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초 톤(t)당 100달러를 돌파한 이후 지속 상승해 현재는 t당 107달러를 넘어섰다. 유연탄 가격도 110달러 수준의 높은 가격대를 유지 중이다.

국내 전기요금 체계 개편도 부담이다. 낮 시간 요금을 낮추고 야간 요금을 인상하는 구조로 개편되면서 24시간 가동이 불가피한 철강업계의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업계에서는 철강산업특별법(K-스틸법)과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통해 구체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과 수출 압박이 겹치며 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에너지 비용 절감, 세제 혜택 등 구체적인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