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각국의 기후위기 대응이 '생산' 중심에서 '관리'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에너지 수요관리 기술이 급부상하고 있다.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기후테크 기업인 '케빈랩'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2017년 설립된 케빈랩은 디지털전환(DX)과 인공지능전환(AX)을 결합해 에너지 수요를 관리하는 플랫폼을 개발·운영한다. 정보통신기술(ICT) 장비부터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서비스형에너지(EaaS)까지 통합 제공한다.
이들의 핵심 경쟁력은 '에너지 데이터 플랫폼'이다. 케빈랩이 개발한 아파트 에너지관리 플랫폼 '퍼스트홈'은 전국 약 70만세대에 적용돼 국내 최대 규모를 형성했다.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역시 1만7000개 건물에 구축돼 있다.
이 플랫폼은 단순 모니터링을 넘어 '에너지 비서' 역할을 수행한다. 전력·가스·온수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예상 요금, 누진제 구간 진입 여부 등을 안내하고 소비 패턴 개선까지 유도한다. 자체 개발한 저전력 장거리 무선통신(LPWA)을 적용해 별도 통신비 없이 최대 5㎞까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케빈랩은 수요관리 영역을 넘어 분산에너지 통합 관리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신재생 설비 통합관리 플랫폼(K-REMS)를 통해 태양광, 연료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국 5000여개 분산자원을 원격으로 운영한다. 이를 통해 연간 약 1만7000톤 규모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뒀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세르비아에서 약 1200억원 규모 스마트미터링 사업에 참여하며 동유럽 진출 교두보를 확보했다. 말레이시아 법인을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도 공략 중이다.
국내에서는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와 결합한 에너지 관리 사업이 확대 중이다. 울산 AI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서는 가정·건물·신재생 설비를 통합 관제하는 플랫폼 구축되고 있다. 약 3000세대와 각각 100개의 건물·발전설비가 하나의 에너지 네트워크로 연결될 전망이다.
케빈랩의 성장 배경에는 정책 변화도 있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과 RE100 확산 등으로 기업의 에너지 관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2024년 '우수환경산업체'로 선정되며 정책 연계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향후 전략은 '에너지서비스플랫폼' 고도화다. 데이터(Data), 네트워크(Network), AI를 결합한 EaaS 모델을 기반으로 가상발전소(VPP), 전력 중개, 전기차-건물-그리드 연계(V2X), 탄소배출권 사업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김경학 케빈랩 대표는 “에너지 전환의 핵심은 공급 확대뿐 아니라 수요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AI 기반 에너지 서비스로 글로벌 기후에너지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케빈랩은 2029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