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비그림파워(B.Grimm Power)가 한국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한다. 향후 5년간 규모가 50억 달러에 이르는 사업을 한국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그림파워는 국내 명운산업개발과 낙월해상풍력 사업을 추진 중인 곳으로, 148년 된 태국 최장수 기업 비그림그룹 에너지 전문 회사다.
페라다크 파타나찬 비그림파워코리아 대표는 4일 간담회를 갖고 “한국을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허브로 만들겠다”면서 이 같은 중장기 계획을 밝혔다.
파타나찬 대표는 비그림파워에서 한국 대상 해상풍력, 육상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주도하는 인사다. 언론과 간담회는 처음이다.

비그림은 전남 영광군 해상에서 진행 중인 낙월해상풍력발전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영광 앞바다에 발전기 64기를 설치해 총 364.8메가와트(MW) 전력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로, 사업 규모가 2조원대에 달한다. 비그림파워코리아가 2021년 명운산업개발에서 이 사업 지분 28%를 인수했다.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시장 성장성을 보고 투자에 나섰다는 파타나찬 비그림파워코리아 대표는 “그동안 한국에서 추진한 사업 규모가 50억 달러에 달했다”면서 “앞으로도 그 정도 사업비를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투자 대상은 밝히지 않았지만 한국 풍력발전 사업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그림은 앞서 새만금 3구역 태양광 프로젝트에도 참여한 바 있다.
비그림파워는 한국 에너지 시장에서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즉 조력자 또는 촉진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파타나찬 대표는 “새만금 태양광 사업은 중간에 재무적 어려움이 커져 공사중단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으나 비그림파워가 출자하면서 프로젝트가 정상화됐다”며 “한국 사회에 들어와 사업을 하는 외자 기업으로서 한국 기업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고, 오히려 어려움을 겪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채우는 것이 비그림이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투자를 하고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면서 함께 성장하기 위해 발전수익 일부를 사회 환원하는 내용도 강제화(계약서 명문화)했다고 덧붙였다.

비그림그룹은 1878년 독일계 이민자인 베르하르트 그림이 개업한 태국 최초의 약국 '시암약국'이 모태다. 1993년 전력 시장 민영화에 맞춰 비그림파워가 출범했고, 태국·베트남·필리핀 등으로 확대해 현재 4664MW에 이르는 발전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54억바트(약 2조5600억원)다. 동남아시아에서 한국과 일본으로, 그리고 사업영역도 전통 발전 사업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확대 중이다. 2030년까지 10기가와트(GW)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낙월해상풍력 사업에 대한 중국계 자본의 우회 투자설에 대해서는 “100% 허위”라며 “비그림파워는 태국 관련 주주 및 태국 이사회로 구성된 명백한 태국 자본”이라고 강조했다.

윤건일 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