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 장비 전문 기업 쏠리드가 이동통신 투자 둔화 상황 속에서도 실내망 장비를 앞세워 실적 방어에 나섰다. 국내 매출은 줄었지만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실내망 장비 매출이 버팀목 역할을 하며 전체 실적 하방을 지탱했다. 여기에 오픈랜(Open RAN) 장비 공급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분산안테나시스템(DAS) 개발까지 병행하며 사업 외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쏠리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948억원, 영업이익은 3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10.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0.1% 늘었다. 국내 매출 비중은 37%에서 29%로 떨어진 반면 해외 매출은 0.5% 증가했다. 특히 미국 매출은 938억원으로 전년보다 9.9% 늘었다. 국내 통신 투자 둔화를 해외 실내망 장비 수요가 일정 부분 상쇄한 셈이다.
쏠리드는 그동안 인빌딩 DAS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기반을 넓혀 왔다. 지난해 매출 비중은 미국 31.8%, 일본 13.8%, 유럽 18.4%로 집계됐다. 국내를 제외한 해외 매출 비중이 70%를 웃도는 구조다. 미국과 유럽 합산 비중도 절반 수준에 이른다. 통신장비 업계에서는 기지국 중심 대형 투자가 주춤한 시기에도 빌딩·지하철·공공시설 등 실내 커버리지 보강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편으로 본다.
쏠리드는 오픈랜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회사 오픈랜 사업은 이동통신 중계기와 광전송장비에 더해 개방형 무선네트워크 기술을 적용한 기지국 솔루션이 핵심이다. 작년 통신장비 부문 연구개발비는 453억원으로 전년 366억원보다 늘었고, 매출 대비 비중도 11.1%에서 15.4%로 상승했다. 연구개발 실적에는 5G 오픈랜 개발과 오픈랜 기반 5G 공유셀, 지하철용 DAS 등이 포함됐다.
오픈랜은 쏠리드가 실내망 장비 이후를 준비하는 카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개방형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한 오픈랜이 향후 AI-RAN과 네트워크 고도화 과정에서 활용 범위를 넓힐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쏠리드는 이미 오픈랜 공급 경험을 확보한 데 이어 DAS 안에 RU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DAS 개발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내망 장비로 기본 체력을 유지하면서 오픈랜으로 성장 여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대부분 투자들이 실내 중심으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어 DAS의 매출 안정성은 지속될 것”이라며 “AI-랜의 성장에는 오픈랜이 필수적 요소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