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서 납치된 美 기자, 이란 휴전 협상 당일 '석방'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취재 중 친이란 민병대에 납치된 미국 기자 셸리 키틀슨. 사진=AFP 연합뉴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취재 중 친이란 민병대에 납치된 미국 기자 셸리 키틀슨. 사진=AFP 연합뉴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친이란 민병대에 납치됐던 미국인 기자 셸리 키틀슨이 석방됐다고 7일(현지시간) CNN 방송이 이라크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기반 중동 전문매체 알모니터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했던 키틀슨 기자는 지난달 31일 이라크 바그다드 번화가에서 신원 미상의 인물들에게 납치됐다.

납치 당시 이라크 당국은 납치범 일당의 차량을 추격했으나 키틀슨 기자를 데려오는 데는 실패했다. 추격전 도중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차 안에서 친이란 민병대인 카타이브 헤즈볼라 조직원 1명을 체포해 사건의 배후를 확인했다.

이날 카타이브 헤즈볼라 보안 책임자 아부 무자히드 알 아사프는 텔레그램 게시물을 통해 “즉시 출국한다는 조건으로 키틀슨을 석방하기로 했다”며 “이러한 계획은 앞으로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CNN에 “키틀슨 기자 실종 전, 미국 정부는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납치 및 살해 음모를 경고했다”고 전했다. 다만 경고 당시 키틀슨 기자는 이미 이라크에서 취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딜런 존슨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납치 보도 당시 “국무부는 이 개인에게 가해진 위협에 대해 경고하는 의무를 이미 이행했다. 신속한 석방을 위해 FBI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추가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주이라크 미국 대사관은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라크에 머물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이라크를 떠날 것을 거듭 경고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가 미국인을 납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라크는 이란과 마찬가지로 시아파 인구가 다수이기 때문에 친이란 세력이 다수 포진한 국가다. 최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한편, 이라크 선박에는 개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키틀슨 기자가 석방된 당일 미국과 이란은 2주간의 휴전에 사실상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협상 시한까지 불과 90분 남겨둔 시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고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나는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2주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