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는 비행기 안에서 출산… 아기 국적은 어떻게?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메이카에서 출발해 미국으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한 만삭의 산모가 출산하게 되면서, 아기의 시민권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7일(현지시간) NBC 뉴스 등에 따르면 트리니다드 토바고 국유 항공사 캐리비안 항공은 성명을 통해 지난 4일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출발해 미국 뉴욕으로 향하던 BW005편에 탑승한 한 산모가 기내에서 아이를 출산했다고 발표했다.

항공사에 따르면 이로 인한 비상 상황은 선포되지 않았다. 비행기는 예정대로 도착지에 착륙했으며 도착 직후 산모와 신생아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CBS 뉴스가 입수한 BW005편 조종사와 존 F.케네디 국제공항 관제탑 사이 교신에는 당시의 상황이 담겼다.

조종사가 “승객 한 분이 임산부인데 지금 진통이 시작됐다. 즉시 출동을 요청한다”고 하자 관제사는 즉시 의료진을 보낸다고 답했다. 이어 관제사는 출산 여부를 묻고는 “산모에게 아기 이름을 케네디(공항 이름)로 지으라고 전해달라”고 농담했다.

아기가 상공에서 태어나면서 미국 시민권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미국은 수정 헌법 제14조와 국무부 규정에 따라 미국 영토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속지주의에 따른 시민권 부여 정책 폐쇄를 강력히 주장하며 향후 법적 공방을 예고한 바 있으나 관련 조치들이 하급심 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렸다. 현재로서는 미국 영토 내 출생자에게 시민권이 자동으로 부여되고 있다.

이번 사례는 아기가 태어난 시점, 비행기가 어느 나라 영공에 있었는지가 판가름하게 된다. 이민 전문 변호사 브래드 번스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아기가 미국 영공 밖에서 태어났다면, 몇 분 차이로 미국 시민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국립 의학 도서관이 지난 2020년 3월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1929년부터 2018년까지 상업 항공편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총 74명이다. 태어난 아기 중 71명이 생존했다.

캐리비안 항공은 임신 32주까지 임산부 승객이 별도의 의료 소견서 없이 탑승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다만 35주 이후에는 탑승을 허용하지 않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