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블TV 업계가 강력히 요구해온 방송통신발전기금 부과율 인하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출범 이후 사실상 논의가 멈추면서 올해 처리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업계는 산업 위기 속 최소한의 정책 요구마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 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방발기금 부과율 인하는 소관 부처인 방미통위 출범 이후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방미통위로의 업무 이관 전 기존 1.5%인 요율을 1.3%로 인하 방침이 사실상 확정했으나, 방미통위에서는 논의가 멈춘 상태다.
방발기금 요율은 관련 고시에 따라 3년에 한 번 개정하도록 돼 있다. 현행 고시 기준으로 차기 정기 개정 시점은 2028년이다. 다만 시장 상황 변화 등 사유가 충분할 경우 중도에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문제는 올해 부과율 결정 전까지 인하 관련 절차를 진행하기엔 시간이 빠듯하다는 점이다. 통상 8월 말까지인 고시 확정을 위해서는 4월 내 전체회의 의결을 거친 뒤 예산당국·법제처 등과의 부처 협의를 완료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4월이나 5월 안에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올해 인하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정책 의지에 따라 8월 이후에도 개정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2017년의 경우 방송통신발전기금 분담금 일부개정안이 9월 말 고시된 바 있다.
다른 사업자들과의 형평성도 지적된다. 지상파는 2023년 대비 2024년 기준 33%, 종합편성채널·보도채널은 25%, 홈쇼핑은 40% 이상 방발기금 부담이 각각 감경됐다.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부담금 인하는 특정 사업자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타 매체와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사후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요율이 인하될 경우 감소하는 기금 규모는 2025년 부과금 250억원 기준으로 약 34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전체 방발기금 규모 대비 비중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재정당국과의 협의 부담 등을 이유로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케이블TV 업계는 가입자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겹치며 구조적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방발기금 부과율 인하는 업계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정책 지원이었다는 게 업계의 호소다. 부과율 인하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공식 요구한 '3개월 내 정책 연구반 구성'도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 위기에 대한 정책당국의 인식과 업계 현실 사이의 온도차가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