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콘텐츠 투자 향방 주목…제작 생태계도 영향 불가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KT의 거버넌스 개편 이후 콘텐츠 투자 지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제작 생태계는 콘텐츠 업계의 '큰 손' KT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기존 사업 규모를 유지·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관측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윤영 체제 출범 후 KT의 콘텐츠 관련 조직체계가 변화했다.

KT는 기존 독립사업부로 운영됐던 미디어부문을 커스터머부문 산하로 흡수했다. KT그룹의 콘텐츠 자회사인 KT ENA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교체되고 콘텐츠본부장이 물러났으며 KT스튜디오지니도 CFO가 교체됐다. KT ENA의 콘텐츠본부장은 공석인 상태다. KT는 그룹 차원에서 콘텐츠 전략을 관리할 그룹미디어전략TF도 결성했다.

제작 업체는 조직 재편에 따라 상반기 중에는 업무보고만으로도 일정이 빠듯할 만큼 내년도 제작 계획 확정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통상적으로 차년도에 방영될 주요 드라마 라인업은 2분기까지는 확정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단순한 인사 교체에 따른 단기 혼란을 넘어 KT의 콘텐츠 전략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KT는 기존 '미디어 뉴웨이' 전략에 따라 다양한 자체 제작 콘텐츠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실제로 '신병' 시리즈는 시즌3까지 제작며 대표 IP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9월 선보인 '착한 여자 부세미'는 ENA 채널에서 7%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넷플릭스, 티빙 등 주요 OTT로 유통 채널을 다변화해 콘텐츠 접근성을 높였다.

그러나 박윤영 체제에서 미디어를 통신 서비스와 결합한 고객 경험의 일부로 재정의하고, 적자를 감수하는 투자를 축소할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KT내부에서는 콘텐츠 투자는 성패의 불확실성이 큰 점, IPTV와 케이블, 위성방송까지 플랫폼을 다 가지고 있는 KT의 구조에 따른 비효율 등은 미디어 부문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미디어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면서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KT스튜디오지니와 IP 확보 역할의 밀리의서재, 광고·커머스 계열사까지 정비 범위에 들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같은 흐름은 KT와 협력해온 제작사와 창작자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KT스튜디오지니는 그동안 외부 제작사와의 공동제작, IP 투자, 숏폼 콘텐츠 공동 개발 등을 통해 국내 콘텐츠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콘텐츠 투자가 줄어들면 제작 발주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중소 제작사의 자금줄이 마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장에서 나온다.

티빙·웨이브 합병에 반대 입장을 유지해온 KT가 새 체제 아래 전략을 바꿀지 여부도 OTT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중 KT가 유일하게 콘텐츠에 대한 진지한 투자를 해왔었는데 전략이 변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KT가 다양한 작품으로 콘텐츠 역량을입증해온 만큼, 이를 제대로 살려나가는 방향의 사업개편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