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계약학과 1세대 배출 본격화…실무인력 연간 500명 현장 투입

반도체 계약학과 인원 배출 추이
반도체 계약학과 인원 배출 추이

대학 반도체 '채용 조건형 계약학과' 졸업생이 내년을 기점으로 산업 현장에 본격 투입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학과 협력해 직접 육성한 이른바 '반도체 성골' 인력이 대거 배출되면서, 만성적인 설계 인력난 해소와 함께 국내 반도체 경쟁력이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그간 70명에 불과했던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 졸업인원이 내년부터 주요 대학 1기생 대거 졸업에 맞춰 연간 400~480명 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 협약 학과(성균관대·연세대·KAIST 등)가 연간 350~400명, SK하이닉스 협약 학과(고려대·한양대·서강대)가 100~110명에 달한다.

2028년 이후부터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광주과학기술원(GIST) 인력이 100명 넘게 추가 배출돼 계약학과 중도 탈락률(5~15%)을 고려하더라도 매년 450~520명에 이르는 정예 인력이 안정적으로 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계약학과는 대학과 반도체 기업이 산학협력 계약을 맺고 운영하는 특수 형태의 학과다. 2006년 신설된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가 국내 최초 사례다. 이 학과는 등록금 전액 지원과 장학금, 삼성전자 취업 보장 조건을 앞세워 우수 학생을 다수 유치했다.

성균관대는 20여년 동안 반도체 전공 졸업자를 1000명 이상 누적 배출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 입사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20년대 초반부터 연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으로 계약학과 제도를 확대했다.

계약학과는 입학부터 졸업까지 기업이 직접 커리큘럼 설계에 관여한다. 기업 실무 수요에 맞게 길러진 '즉시 전력감'이라는 장점이 있다. 대학 시절부터 현업 설계 자동화 도구(EDA) 툴을 직접 다루고 수억원을 호가하는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 제작 공정을 경험하며 실무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또한 각 대학도 기업과 공동으로 최신 트렌드(AI 반도체, HBM, 3D 적층 등)를 반영해 커리큘럼을 업데이트하기 때문에, 졸업자가 직접 설계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입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아날로그 설계나 하이엔드 아키텍처 설계는 석박사급을 필수로 요구하지만, 검증(Verification)이나 디지털 설계의 일부 레이아웃 등 실무 비중이 높은 영역에서 우선적으로 계약학과 졸업생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