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구진 개척 '2차원 자성 반데르발스'…세계 표준 지침서 됐다

2차원 반데르발스 자성체가 여는 새로운 물리적 현상 개념도. (박제근 교수)
2차원 반데르발스 자성체가 여는 새로운 물리적 현상 개념도. (박제근 교수)

국내 연구진이 개척한 '2차원 자성 반데르발스' 분야 연구가 전 세계 학계를 이끌 표준 지침서로 완성됐다. 해당 분야의 국제적 공인을 받은 기념비적 결실을 맺으면서 80년 한국 물리학사에 기념비적인 성과로 기록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박제근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2차원 자성 반데르발스 분야 연구 성과와 향후 전망을 집대성한 논문을 물리학계 최고 권위지 '리뷰스 오브 모던 피직스'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가 교신저자로 주도한 이번 논문에는 해당 분야 발전을 주도한 한·미 양국 핵심 연구자 7명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자석은 부피를 가진 3차원 형태로, 원자가 입체적으로 쌓여있어 자기적 성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원자 한층 두께에 불과한 2차원 평면 상태에서도 자석의 성질을 발현하고 유지할 수 있는지는 물리학계 오랜 난제였다.

1943년 노르웨이 물리학자 라르스 온사거가 이론적으로 가능성을 제시했으나, 전 세계 누구도 이를 실제로 증명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앞서 2016년 삼황화린철(FePS3)을 박리해 영하 118도 이하에서 자성 원자층을 추출해 2차원 자성 반데르발스 물질을 구현해 온사거의 이론을 세계 최초로 실험을 통해 입증한 바 있다.

이번 논문은 박 교수가 2010년부터 연구한 내용을 총 88페이지 분량으로 정리한 것으로, 단행본으로 출판하면 25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 2차원 스핀 해밀토니안의 실험적 구현부터 자기 엑시톤, 플로케(Floquet) 조작 등 새로운 양자 현상까지 총망라했다.

또 미해결 과제와 유망 연구 방향을 선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향후 전 세계 관련 학계의 표준 지침서로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성과는 학술적 가치를 넘어 산업적 응용 가능성까지 제시하고 있다. 반데르발스 자성체 내 스핀 기반 양자 현상 제어 기술은 차세대 스핀트로닉스 및 양자소자 기술의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독보적 연구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독일 막스플랑크 양자물질 국제협력센터(KOMQUEST)를 서울대에 유치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박 교수는 “2010년부터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척한 연구가 이제 매년 1000편 이상 논문으로 발표되고, 미국, 유럽, 중국 등 전 세계 주요 연구기관들이 경쟁하는 글로벌 핵심 분야로 성장했다”며 “이번 논문 게재와 막스플랑크 양자물질 국제협력센터 유치를 발판 삼아 대한민국이 양자물질 및 차세대 스핀소자 분야의 세계적 허브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