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걸린 젊은 비흡연자… 통곡물·채소 '건강 식단' 섭취했다고?

“표본 적어… 과대 해석 주의해야” 우려도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한 연구팀이 젊은 비흡연 폐암 환자 가운데 평상시 과일, 채소, 통곡물 위주의 건강한 식단을 가진 이들이 많았다고 밝혀 논란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폭스 뉴스 등에 따르면 호르헤 니에바 남캘리포니아대학교 노리스 암센터 종양내과 전문의는 최근 채소 기반의 자연식품에 함유된 농약·제초제 성분과 폐암의 연관성을 다룬 관찰 연구를 전날 미국 암 연구학회(AACR) 연례 회의에서 발표했다.

니에바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젊은 폐암 역학 연구 프로젝트' 일환으로 50세 이전 폐암 진단을 받은 환자 18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통곡물, 과일, 채소 등 자연식품을 더 많이 섭취했다고 전했다.

응답을 '건강한 식습관 지수(개인의 식단 건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환산한 결과, 응답자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65점이었다. 미국인 평균 점수인 57점보다 훨씬 높은 지수다.

젊은 폐암 환자는 여성 환자가 과반수 이상을 차지한다. 연구팀은 이번 관찰에서 여성 응답자가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더 건강한 식단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연구팀은 건강한 식단 자체의 문제가 아닌, 그 안에 잔류 농약이 문제일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니에바 교수는 “농약에 노출된 농업 종사자들이 폐암 발병률이 더 높은 경향이 있다”며 “상업적으로 생산된 (비유기농) 과일, 채소, 통곡물은 유제품, 육류, 가공식품보다 농약 잔류물이 더 많이 검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식품당 농약 함량을 직접 검사하는 대신, 특정 식품군의 평균 농약 함량을 검토하는 방식이 활용됐다. 연구팀은 향후 환자의 혈액과 소변 샘플에서 농약 함량을 직접 측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니에바 교수는 “농산물을 반드시 씻어 먹고, 가능하면 유기농 식품을 선택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해당 연구가 부실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터무니없는 공포를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연구가 아직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았으며, 표본 집단이 너무 적어 통계적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식단 외에 생활 습관이나 환경, 평상시 유해 물질에 대한 노출 정도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1980년대 이후 매년 흡연율이 감소하는 가운데 50세 미만에서 폐암이 증가하는 이상 추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며, 잔류 농약의 위험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상관관계가 인과관계가 되고, 가설이 경고로 변질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니에바 교수 역시 “설문 조사 데이터는 참가자들의 음식 섭취에 대한 기억으로 작성됐다. 설문 조사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결과에 편향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고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